7일 새벽 메이저리그의 박찬호(텍사스)와 서재응(뉴욕 메츠)이 나란히 `건곤일척'의 승부에 나선다.

박찬호는 이날 새벽 4시(이하 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하고 서재응은 2시간 앞선 새벽 2시 몬트리올 엑스포스를 상대로 첫 선발 테스트를 받을 예정이다.

미국 진출 10년째를 맞은 박찬호와 생애 첫 메이저리그 선발 기회를 잡은 서재응은 경력면에서 '하늘과 땅' 차이지만 이번 경기는 베테랑과 신인이라는 입장에 관계없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일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첫 경기에서 최악의 투구를 보였던 박찬호는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절벽 끝에 서 있다.

2002년 5년간 6천500만달러의 거액을 받고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던 박찬호는 이적 첫 해 9승8패에 그친 데 이어 올시즌 첫 경기에서도 불과 2⅔이닝동안 6실점한뒤 강판당했다.

몸값에 비해 형편없는 내용을 보이다 보니 텍사스 지역 언론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고 벅 쇼월터 감독마저 실망한 눈빛이 역력하다.

이번 시애틀전은 상대 에이스인 프레디 가르시아와 맞대결을 펼치지만 반드시 이겨 자존심을 회복해야 하는 경기다.

만약 실망된 투구가 이어진다면 박찬호는 설 자리를 잃은 채 최악의 경우 선발로테이션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98년 태평양을 건넜던 서재응은 5년만에 선발 등판기회를 잡았다.

지난 해 단 1이닝을 던진 것이 유일한 메이저리그 기록이었던 서재응은 올 해 시범경기에서 안정된 투구를 펼쳐 처음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된 데 이어 빅리그에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천금같은 기회를 붙잡은 셈.

서재응의 상대는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몬트리올이며 상대 투수는 지난 겨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이적한 리반 에르난데스로 내정됐다.

천신만고 끝에 빅리그에 오른 서재응은 어깨가 부셔지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선발 경기를 앞두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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