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TG의 상승세에 대구 동양이 급제동을 걸면서 챔피언결정전 트로피의 향방이 안개속으로 들어간 가운데 챔프전 4차전을 앞두고 양팀 선수들에게는 특명이 떨어졌다.

바로 데이비드 잭슨(TG), 김병철(동양) 등 상대의 외곽 슈터를 봉쇄하는 것.

이들이 승부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두 선수의 활약 여부에 따라 팀의 희비가 더욱 선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동양의 김진 감독은 "1,2차전은 완전히 잭슨에게 농락당한 꼴이 됐다"며 공수양면에서 모두 전력상으로는 앞서지만 플레이오프 2회전에서 부진했던 잭슨을 간과해 연패했다고 자체 분석했다.

실제로 잭슨은 챔프전 1,2차전에서 모두 결승골을 터트려 승리의 주역이 됐고 각각 29점(3점슛 4개)과 26점(3점슛 4개)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김진 감독이 3차전에서 잭슨의 수비에 중점을 둔 것은 당연한 일.

당초 잭슨 봉쇄를 위해 수비 전문인 이지승 카드를 빼들었던 김진 감독은 3차전에서 박재일을 내세워 톡톡히 재미를 봤다.

박재일은 악착같이 잭슨을 따라다니며 효과적으로 외곽슛을 차단했고 리바운드 5개와 가로채기 2개를 올리는 등 궂은 일도 도맡아했다.

또 2-3 존 디펜스를 통해 외곽슛 찬스를 근본적으로 막는 한편 잭슨에 대해서는 전담수비수 박재일 뿐 아니라 필요시 이중 또는 삼중으로 포위망을 쌓았다.

이제 승부의 물꼬를 돌렸고 이를 발판삼아 대역전극으로 이끌어가려는 동양에게는 여전히 잭슨 봉쇄가 최대 과제나 다름없다.

김진 감독은 "잭슨을 막기 위해 몇 가지 패턴을 연습했는데 3차전에서는 의외로 승부가 맥없이 끝나 단 2가지만 사용하게됐다"면서 "4차전부터는 훈련한 것들을 총동원해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반면 쫓기는 입장이 된 TG는 김병철의 득점을 최소화하는데 골몰하고 있다.

1차전에서 단 5득점으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무색했던 김병철은 3차전에서는 22점(3점슛 4개)을 올리며 이름값을 했기 때문.

김병철은 이날 경기에서 상대 수비보다 한발 더 앞서는 빠른 몸놀림에다 슛 감각까지 살아나면서 남은 경기에서의 활약을 예고해 TG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TG는 결정적 순간에 한방 터트릴 줄 아는 김병철을 막는 것이 승부의 관건으로 보고 양경민을 1,2차전에서 전문 수비수로 붙여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러나 다시 허술해진 그물을 손질하지않을 수 없게 됐다.

전창진 감독은 3차전에서 대세가 가려졌던 중반께 주전들을 대거 벤치로 불러들여 체력을 비축토록 한데 이어 비디오 분석 등을 통해 김병철을 틀어막을 작전 구상에 부심하고 있다.

잭슨과 김병철. 9일 원주에서 속개되는 4차전에서 누가 묶이고, 누가 코트를 휘저을지에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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