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원우(민·시흥갑)국회의원

 저의 지역구인 시흥에는 ‘어깨동무 공부방’이란 곳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깨동무 지역아동센터’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지역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맞벌이 가정이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동들이 와서 공부도 하고 부모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시간을 보내는 보금자리였습니다.

예산이 많지 않아서 거의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자원봉사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동네의 대학생들이 와서 밀린 공부를 도와주고 인근에 있는 초등학교 선생님들께서 오셔서 어려운 공부를 지도해 주시곤 하십니다. 가끔씩 아이들의 나들이는 인근 성당에 다니시는 분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요.
그 공부방이 2003년 아동복지법에 따른 아동복지시설로 명시되어 ‘지역아동센터’로 명칭을 바꾸어 지금에 이른 것입니다.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모두 행복하고 평등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어른들이 살아가는 세상의 모진 것들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마땅히 누려야 할 아동의 권리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어떤 아이들는 학원을 몇 개씩 다닌다고 투덜대기도 하고 신문에서는 아이들을 공부에서 해방시키라고 주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아이들에게는 그런 말들이 얼마나 호사스런 말인지 모릅니다. 부모님이 일터에서 돌아오기 전까지 따뜻한 밥을 먹고 배우고 싶은 공부를 하는 곳. 또래의 친구들과 어울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 그런 작은 바람을 갖는 것이 지역아동센터에 나오는 아이들의 호사스러운 희망입니다. 그것이 호사스러운 일이라는 것에 대해 가슴이 아픈 것이 솔직한 저의 심정입니다.

사회가 점점 어려워지고 취약계층이 늘어나면서 센터가 급속한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2천810개소의 센터에서 총 8만3천여 명의 아이들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쓰여지는 대부분의 예산은 민간의 후원금이나 개인의 출연금으로 충당했었습니다. 국가가 작은 부분이나마 책임지기 시작한지는 이제 겨우 5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국가의 지원은 센터당 수십 명이 되는 아이들을 돌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2009년도 정부 예산안을 보면 현재 전국적으로 2천810개의 센터가 있고 정부는 한 달에 230만 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예산이 세워져 있습니다. 예산을 더 늘려야 합니다. 지역아동센터가 사회적 약자들의 특히 아동들의 마지막 안전장치라고 생각을 한다면 그 예산을 현실에 맞게 늘려야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예산은 한정이 돼 있고 그 예산을 써야 하는 곳을 우선순위로 정한다면 저는 당연히 우리 사회가 책임을 져야 할 아동과 청소년의 미래를 설계하고 꿈을 꾸게 하는 일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만이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줄여내고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에게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전국 수많은 지역아동센터의 센터장님들과 자원봉사자님들,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따뜻한 겨울이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과 함께하는 국회의원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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