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화 인천시의원(문교사회위원회)

 지난 설 연휴에 가족과 함께 월미도에 자리 잡고 있는 한국이민사박물관을 찾았다. 지난해 6월에 개관한 박물관에는 추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곳저곳을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관람하고 있었다.
우리 선조들이 해외 이민을 떠난 지 100주년을 기리기 위해 개관한 이 박물관은 인천시민과 해외동포들이 한마음 한뜻이 돼 그 출발지에 건립했다는 데 큰 뜻이 있다.
특히 지역 박물관 사상 유례가 없을 만큼 평일 200여 명, 주말 400~500여 명이 찾는다고 하니 감개가 무량할 수밖에 없고 월미관광특구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는 대표적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어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박물관을 둘러보니 하와이와 멕시코로 이민을 떠난 선조들의 고난과 역경이 눈앞에 보이는 듯 싶었다. 더불어 그분들의 개척자적인 삶을 기리고 오늘 전 세계에서 국위를 선양하고 있는 700만 해외동포들의 뿌리와 정체성 확립이 크게 기여하리라 여겨 긍지와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박물관에서는 마침 기축년 새해를 맞아 배냇저고리부터 백일 옷, 돌 옷 등 7~8세 어린이들이 입었던 전통 한복 및 호건, 두레 등의 50여 점을 ‘우리아이 꼬까옷’이란 제목으로 전시해 눈길을 모으고 있었다.
한복의 아름다움은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진 바와 같지만 전통미를 그대로 살린 어린이 한복은 어른들 것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과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옛 어린이들은 장수(長壽)나 길상(吉相)을 상징하는 무늬와 문자를 수놓은 옷을 입었다. 또 재앙을 물리친다는 오방색 색동옷을 입었는데 거기에는 아이의 건강과 복을 바라는 어머니의 정성과 사랑이 한 땀 한 땀 담겨 있었던 것이다.
전통 한복이 간소화, 간편화를 추구하는 시대적 추세에 따라 일정 부분 개량된 것은 사실이지만 명절에 한복을 갖춰 입는 양속이 남아있는 것은 그 같은 모성애의 표현이리라 생각된다. 이번 전시회는 한복 속에 녹아있는 그 같은 전통적인 상징 의미를 되살려 접하게 하는 드문 기회였다고 보인다.
박물관은 더 이상 관람객을 기다리기만 하는 수동적인 수장고가 아닌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번 한국이민사박물관의 ‘우리아이 꼬까옷 특별전’은 시기적으로 관람객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한 전시라 할 수 있겠다.
특히 2009년 인천방문의 해와 인천세계도시축전, 2014년 아시안게임 등으로 사상 최대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한국이민사박물관이 설립 본연의 목적은 물론 이번 전시회와 같은 전통문화와 고유정서 등의 볼거리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월미도는 현재 문화의 거리, 공원 등 곳곳에서 아름다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2001년 일반인에게 개방된 월미공원은 2단계 사업을 진행 중이며 ‘월미은하레일’도 올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한창 공사 중이다.
이렇게 되면 월미도는 천혜의 지리적 여건과 각종 관광 인프라가 조화를 이룬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나는 확신한다. 이의 실현을 위해 개별 기관의 단독 사업보다는 박물관을 비롯해 월미공원, 중구 관광진흥과, 인천관광공사 등 유관기관들이 긴밀한 협조가 있어야 할 것 같다.
독창적인 관광 상품 개발, 공격적인 마케팅 등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간다면 머지않아 월미관광특구는 명실상부한 ‘관광특구’로 거듭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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