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마’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클래식을 제패했다.

 양용은은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 PGA내셔널 골프장 챔피언스코스(파70·7천158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5개에 보기 3개를 곁들이며 2타를 줄여 합계 9언더파 271타로 존 롤린스(미국·9언더파 272타)의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렸다.

 지난 2006년 유럽프로골프투어 HSBC챔피언스에서 타이거 우즈(미국)를 꺾고 정상에 오른 이후 28개월 만에 맛본 우승. 지난해 부진으로 퀄리파잉스쿨 시험을 다시 봐야 했던 양용은은 이번 대회 2라운드부터 선두 자리를 지켜 PGA 투어 첫 우승과 함께 최경주(39·나이키골프)에 이어 두 번째 한국인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우승 상금 99만 달러를 받아 든 양용은은 앞으로 2011년까지 2년 동안 투어카드를 확보했고 대기자 신분에서 벗어나 대회를 골라 출전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다.

 다음 주 열리는 CA챔피언십과 4월 마스터스,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얻게 됐고 상금랭킹과 세계랭킹 상위 선수에게 주어지는 다른 메이저대회 출전기회도 가까워졌다.

 또 페덱스컵 포인트 500점을 보태며 9위(579점)로 뛰어올라 가을에 열리는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희망을 밝혔다.

 퀄리파잉스쿨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아 이번 대회에도 대기선수로 있다가 출전기회를 얻은 양용은은 모처럼 찾아온 우승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았다.

 3, 4, 5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기선을 제압한 양용은은 6번홀(파4)에서 티샷을 페어웨이 벙커에 빠뜨린 뒤 3번째 샷 만에 볼을 그린 위에 올리는 바람에 1타를 잃었다.

 하지만 양용은은 8번홀(파4)에서 6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만회했고, 양용은의 거침없는 기세에 추격자들은 하나둘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때까지 3타를 줄여 2타 차로 따라붙은 롤린스만이 유일한 경쟁자였지만 양용은은 12번홀(파4)에서 쐐기를 박았다.

 두 번째 샷을 홀 옆 2.5m에 떨어뜨린 양용은은 신중하게 라인을 살피고 나서 짜릿한 버디 퍼트를 홀 속으로 집어넣어 3타 차로 벌렸다.

 양용은은 15번홀(파3)에서 티샷을 그린 뒤 벙커에 빠뜨려 1타를 잃었지만 앞서 경기한 롤린스도 이 홀에서 보기를 적어내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롤린스가 18번홀(파5)에서 버디로 홀아웃하고 양용은은 17번홀(파3)에서 다시 1타를 잃어 1타 차로 쫓기면서 우승 전선에 잠시 먹구름이 끼었다.

 마지막 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선 양용은은 티샷을 페어웨이 한가운데로 잘 보냈고 세 번째 샷을 안전하게 그린 위에 올리며 먹구름을 걷어냈다.

 첫 번째 퍼트를 홀 옆 두 뼘 거리에 붙이면서 주먹을 불끈 쥔 양용은은 우승 퍼트를 가볍게 집어넣으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양용은은 “(2006년)타이거를 꺾었을 때보다 기쁘다.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마스터스에 출전하게 된 양용은은 “내 골프 인생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게 될 것이다. 또 다른 꿈을 좇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종 라운드를 공동 4위에서 출발해 역시 우승을 노렸던 위창수(37·테일러메이드)는 2타를 잃는 바람에 공동 9위(3언더파 277타)로 밀렸지만 올 시즌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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