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4년 우루과이 라운드(UR) 협정과 올해 안에 체결이 예상되는 한미 FTA 협상 등 거센 개방의 파고에 싼값을 무기로 한 외국산 농산물이 우리 가정의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신토불이(身土不二)’만을 내세우며 민족 감성에 호소하기에는 이미 국내 농산물 시장은 외국산에 ‘무장해제’된 상태다. 바야흐로 한국 농업은 ‘퇴출’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경기도 농정국은 김문수 지사 취임 후 농업의 산업·명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본보는 경기도 농정국과 함께 매달 ‘연중기획-위기의 대한민국 농업, 경기도 산업·명품화로 세계와 경쟁한다’를 집중 조명, 한국 농업의 대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과학영농의 산실 머쉬하트

서울 가락시장 유통물량의 10%를 차지하고, 해외 수출에도 성공한 머쉬하트는 최고의 품질을 생산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새송이 버섯농장이다.

   
 

머쉬하트는 안성시 서운면 송산리 일원 1만2천252㎡에 6개의 버섯농장에서 버섯의 생산, 위생검사, 포장 등의 공정이 이뤄지는 원스톱 생산체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머쉬하트는 연간 2천500t의 물량을 재배관리계획, 병충해 방제대책, 수확 후 처리계획, 월별 출하계획 등 매뉴얼화된 영농 방법으로 시장에 공급, 산업화된 농업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Haccp, Global GAP 등 국제 위생대책을 준수하고 수질검사, 품질차별화대책 등 명품 새송이 버섯을 생산하기 위해 과학농업을 도입하고 있다.

   
 
머쉬하트는 이처럼 까다롭게 생산된 명품 새송이 버섯을 GS Retail, 이마트, 롯데마트 전점에 납품하고 있으며, 우편주문판매 및 KGFARM을 통해 전자상거래로 판매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또 미국, 유럽, 동남아 등으로 해운과 항공편으로 새송이 버섯을 수출하는 경기도내 글로벌 농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버섯에 미친 여자 김금희 머쉬하트 대표 히스토리

버섯에 미친 여자, 억순이 등으로 불리며 국내 새송이 시장에서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머쉬하트 김금희(37)대표의 첫 인상은 농업의 산업화를 이룬 여성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작고 가냘픈 체구의 젊은 여성이었다.

그러나 농업 현대화에 대한 식견과 버섯 재배 및 상품화의 비전을 설명할 때의 눈빛은 강인함과 예리함을 두루 담아낸 또 다른 모습이었다.

   
 

전국 최고 품질의 새송이 버섯을 만들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김 대표는 지난 2001년 5명의 직원과 100여㎡의 농장 1개로 첫출발했다.

이후 머쉬하트는 매년 기록적인 성장을 거듭해 현재 6개의 농장과 95명의 직원이 종사하는 전국 최고 규모의 버섯농장으로 성장했다.

특히 창업 당시 연간 300여t에 불과했던 생산량도 현재 2천500여t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 김 대표는 2004년 농림부장관상, 2006년 경기도농어민대상 등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도 지식경제부로부터 우수디자인 상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1990년 천안 연암대학 원예과에 입학하면서 농업을 접하게 됐고, 모교의 버섯재배 실험실에서 7년여간 근무하며 버섯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김 대표는 “연구원 생활을 하면서 몇 번을 그만두려고 했는지 모른다”면서 “버섯이란 게 종균을 100 넣었다면 60에서 70은 버섯이 나와줘야 하는데 뭐 하나 잘못되면 아예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 대표는 2002년 실험실에서 나와 본격적으로 버섯농사에 뛰어들었다. 몸빼바지에 장화를 신고 직접 경운기를 몰았다. ‘젊은 여자가 농사지어 봐야 별 수 있느냐’는 세상의 시선에 자신의 성공을 세상에 알리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버섯과의 길고 긴 싸움을 시작했다.

   
 
실험실에서 갈고 닦은 과학영농이 시작됐다. 재래식 재배 방법을 과감히 버리고 액체 종균과 클린 룸 재배방식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생산량도 급증했다. 현재는 한 번에 1천100cc병 4만 개를 배양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저온재배를 통해 보존기간과 유통기간을 늘려 출하량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머쉬하트는 시장경쟁력에서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머쉬하트의 꿈은 끝나지 않았다. 현재에도 콜드체인을 도입해 해외 수출물량을 더욱 늘릴 계획이며, 버섯을 가공해 2차 농산품 시장에도 뛰어들 태세다.

  
 

# 김금희 대표 인터뷰
   
 

-머쉬하트만의 성공신화 열쇠는.
▶기존의 농업은 과학적 근거보다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져 약간의 자연적 변화에도 생산량이나 품질에서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머쉬하트는 실내에서 온도나 습도, 풍향 등을 자동으로 조절해 똑같은 품질의 버섯을 일정하게 생산할 수 있다. 이것이 머쉬하트 새송이 버섯이 시장에서 최고의 가격을 받는 이유다.

-머쉬하트란 상표에 김 대표의 마음이 담긴 것 같은데.
▶머쉬하트는 버섯(Mush)과 마음(Heart)을 합친 말이다. 농사는 마음으로 지어야 한다. 마음에서 우러나오고 마음에 뜻이 있어야 농사를 지을 수 있다.

-머쉬하트의 미래는.
▶해외에서 본 삼성 브랜드에 가슴이 떨린 적이 있다. 머쉬하트를 농업계의 삼성과 같은 존재로 키워 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다. 버섯을 사랑하는 한결같은 마음 그대로 기존의 기술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기업으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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