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서동만 카드'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당초 검토한 대로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으로 기용하자니 국회, 특히 야당과의 관계 악화가 걱정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니 인선작업 장기화에 따른 국정원 개혁 차질 등 국정운영 부담 및 정국 주도권 약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청와대 내부에서 서동만 상지대 교수의 기용에 대해 논쟁적 성격의 찬반 의견이 혼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이러한 기류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무적 고려에 비중을 둔 쪽은 국회의 `부적절' 의견에도 불구하고 고영구 원장을 임명한 만큼 서동만 카드는 버리고 가야한다는 입장인 반면, 비 정무라인은 국회와의 냉각기를 감수하고라도 그대로 가야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어느 쪽도 국회의 `지적' 처럼 이념 편향성 때문에 서 교수는 안된다는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는 기류다. 단지, 정무적 차원에서 서 교수를 소위 `희생양'으로 만드느냐, 아니냐의 문제로 귀착되고 있는 분위기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27일 “서 교수는 여전히 후보”라고 확인하면서 “다만 국회와의 관계 문제가 있기 때문에 검토를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서 교수가 유력 후보이냐'는 질문에 “유력이냐 아니냐는 식으로 묻지 말라”면서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고만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청와대는 서 교수가 지난 제16대 대통령직인수위부터 국정원 개혁프로그램마련 및 업무보고 과정에 참여해 왔고, 신임 고 원장의 신임이 두터울 뿐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 역시 `이념이 문제여서 안된다'는 의견에 밀려서는 곤란하다는 인식이어서 더욱 고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하지만 고 원장 임명으로 정국이 급격히 경색되고 있는 점에 주목, 서동만 카드를 대신할 다른 후보 물색작업도 병행하고 있으며 대안으로는 임종인 민변부회장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해외담당 1차장에는 문정인 연대 교수와 이영길 핀란드 대사가, 2차장(국내)에는 최기춘 대공정책실장이, 3차장(대북)에는 서영교 북한담당 5국장과 서훈 대북전략국 단장 등이 거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빠르면 28일께 후속인사를 단행할 청와대는 그러나 차장급 인선에서도 `개혁과제 수행'이란 기준에 비춰 내부 기용이냐, 외부 충원이냐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