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 4-H연합회의 재활 기반 조성과 이를 활성화하는 데 아낌없는 노력을 쏟고,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농촌지도사업에 발 벗고 나서는 등 농촌 발전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건 농업인이 있다.

주인공은 권태종(28)안성 월정 그라운드워터 대표 겸 안성시 4-H연합회 회장.
권 대표는 한마디로 농촌을 위해 태어났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지역에서는 큰 일꾼으로 통한다.

안성시 일죽면 월정리에서 태어나 일찍이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방앗간 일을 도우며 농촌경제를 터득한 그는 한국농업대 식량작물학과를 거쳐 올해 안성시 4-H연합회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농업인의 길을 걷게 됐다.

   
 

권 씨는 일죽종고 농기계과를 다니면서 당시 농촌 삶의 질 향상과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지난 10여 년간 수도작 계열로 다수확 양질 벼의 보급과 시범사업과제를 성실히 실천하는 등 농촌지도자회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그는 논 12만㎡에서 60t의 벼를 생산해 연간 5천만 원의 수익은 물론, 농업 대행과 수확철 콤바인을 직접 운영하면서 부수입을 얻고 있다.

   # 하루 2~3시간 자며 영농에 열중

“20대 중반의 나이에 내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지요. 하루 20시간은 꼬박 일했어요.”
권 씨는 당시 드넓은 논을 소유하는 대농이 꿈이었지만 당장은 소규모 임대농의 굴레를 벗지 못했다. 그래서 권 씨는 임차 농지를 늘려 많은 농사를 짓기로 했다.
꼼꼼히 일처리를 한다는 소문이 돌자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들이 농지를 임대해주기 시작했다. 임차 농지가 늘어나면서 권 씨가 자는 시간은 하루 2~3시간에 불과했다.

그는 “지역 여건에 맞는 다른 시설농업을 시작하라는 주변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쌀 농업이 최선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억척스럽게 일한 보람을 얻고 있다. 농업을 통해 부농을 일궈 낼 수 있었던 배경은 ‘작은 일이라도 쉽게 생각하지 않고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 성실함’이 바탕에 있었다.

“추수철이면 남의 벼 수확을 먼저 한 다음 내 논 수확을 했는데 일을 하다 보면 새벽 두세 시를 넘기는 게 보통이에요. 그러면 그냥 들녘에서 새우잠을 잔 뒤 또 일하러 갔어요.”
그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농지를 담보로 트랙터와 콤바인을 구입해 주민들의 농작업을 대행하기도 했다. 일감이 불어날수록 고생도 늘어났다.
겨울철에 눈이 와 논이나 밭 주변이 진흙탕으로 변해 트랙터 진입이 불가능하면 땅이 얼 때까지 트랙터에서 기다리다가 한밤중에 작업을 했다.

   
 
그가 기업적 영농을 위한 농지 확보가 가능했던 이유는 당시 트랙터를 소유하고 있던 그가 마을 주민들의 논을 무료로 갈아주고 모내기를 해 주는 등 도움을 줬던 것이 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 부농의 꿈 성취

임차농지와 소유농지를 늘린 권 씨의 현재 경영규모는 총 12만㎡이다. 2004년 논 4만㎡에서 시작해 농지임차도 8만㎡로 늘려 영농 규모를 확대했다. 여기에다 개인 농지도 3만3천㎡로 늘어나게 됐다. 쌀농사를 통해 부농의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부농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노동력을 대신할 농기계 구입이 요구됐다. 그래서 승용이앙기, 트랙터, 콤바인, 건조기, 지게차, 유기질 살포기, 논두렁조성기를 구입했다.

수억 원이 소요된 이러한 농기계를 구입한 이유는 노동력 때문이었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 있는 기업농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다.

권 씨는 부농이 되기 위한 첫 단계로 영농 규모를 확대할 때 농지집단화에 주안점을 둬 경작농지의 경우 경작거리를 가깝게 하고 집단화했다. 이러한 농지집단화를 통해 노동력은 물론, 농기계 작업 단축 등으로 농업 경영비를 절감시킬 수 있었다. 또 자신의 농지를 경영하고 남는 시간에는 농기계를 활용, 농외 소득 증대를 위한 일을 시작해 값비싼 농기계 구입자금의 부담을 덜었다.

이러한 권 씨의 노력은 고스란히 부농으로 불릴 만큼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길이 됐다. 권 씨의 한 해 농업 수익은 농기계를 이용한 농외 소득을 포함, 총 1억 원 가량이다. 결국 ‘영농 규모를 늘리고 또 땀을 흘린 대가를 얻을 수 있다’는 쌀 농업의 자신감과 믿음이 부농으로 이끈 것이다.

 # ‘벼는 농사꾼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

“누가 뭐라 해도 쌀농사는 우리의 생명산업이고 국가의 중요한 산업 분야입니다.”
권 씨는 그래서 앞으로 더 많은 농지를 경영하고 싶어한다. 이를 위해서 선진 농업기술을 배우기 위해 교육도 받고 농업 정보도 스스로 얻고 있다.
10여 년간 이러한 노력을 통해 권 씨가 한 해 수확하는 쌀 생산량은 60t이 넘는다. 전량 벼를 농협을 비롯해 개인, 법인 RPC로 납품하고 있다.
권 씨는 “재배한 쌀을 유통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재배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떻게 재배하느냐’에 대한 노하우는 바로 권 씨의 근면 성실한 농심이고, 사람을 속이지 않는 땅의 정직함이다. 권 씨가 부농으로 불리고 있는 숨은 비결이다.

   
 

권 씨는 농업이 정확하고 정직하다고 생각한다. 농민의 흘린 땀만큼 정확히 보상을 해 주기 때문이다. 그는 또 농사꾼도 폼나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농업은 더 이상 ‘촌티’ 나는 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권 씨는 농사를 지으면 망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개인 사업을 하면 뜻하지 않는 일에 부딪혀 망하기도 하지만 농업은 일한 만큼 보상이 돌아오기 때문에 우직하게 땀을 흘리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권 씨는 “벼는 농사꾼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항상 말한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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