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의 수입개방과 전체적인 경기 불안에 따른 농촌지역 경제의 악화로 인구 감소와 노령화 등 농업·농촌은 상당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 농촌경제의 활력을 위해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친환경농업에 대한 관심과 농산물의 전자상거래 및 농촌관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해 농촌 개발이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 농촌체험관광사업은 위에 언급한 3가지의 여건을 충족할 수 있는 사업으로 최근 3~4년간 다각도로 성공을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 미래 농촌의 성장동력 농촌체험마을

   
 

정겨운 농가에 머물며 옛 조상의 슬기와 지혜를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곳, 지친 몸과 마음에 편안한 안식처가 돼 주고 도시민과 농업인이 서로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곳, 바로 이곳이 농촌체험마을이다. 묵묵히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과 자연이 빚어내는 멋이 살아있다. 대를 이어 온 향토음식의 맛이 기다린다. 넉넉하고 푸근한 대지와 같은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믿음이 있다. 그리고 눈으로 보고, 몸으로 직접 해보며, 마음으로 느끼는 관광·체험·학습이 있다. 농촌에서의 체험과 농촌지역의 깨끗한 환경을 관광상품으로 활용한 농촌관광사업은 유럽과 일본 등에서는 이미 ‘그린투어리즘’이라는 이름으로 활성화돼 있으며 미래 농촌의 성장동력이자 새로운 부가가치원으로서 중요한 몫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솔직히 농촌체험농장들을 가면 재미있게 노는 곳은 제가 볼 때는 없어요. 아이들이 와서 하루 그냥 신나게 놀고 갈 수 있는 그런 체험농장을 해보면 좋겠어요.”
양주시 광적면 석우리 칼라화원 최윤성(37)대표는 “농촌관광의 가장 큰 문제점은 투자에 비해 드러나는 경제적인 성과가 적다”며 “농촌관광을 추진하다 보면 소프트웨어적인 것보다는 하드웨어적인 것에 관심을 많이 가진다. 하지만 하드웨어에 대한 많은 투자는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비용이 창출돼야 하고 손익분기점 이하로 운영될 때는 하드웨어에 투자된 비용으로 인해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하드웨어적인 투자는 농촌사람들에게 마을 구성원으로 당연히 참여해야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보상이 없으면 참여하지 않는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을이 유명해지면 외부인들의 투자가 많아지면서 난개발이 이뤄져 농촌다움을 잃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농촌관광을 성공하기 위해 첫째, 마을지도자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업을 주도해 나갈 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해 지속적인 주민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해 마을 내의 리더그룹을 형성하고 외부와의 강한 연계 등에 기대어 자율적 추진 능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농촌다움을 간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촌에서만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과 화려함보다 외갓집 같은 정겨움을 느낄 수 있는 농촌마을로 가꿔 가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관광상품의 다양화 문제다. 체험 프로그램은 관광객을 유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전국의 체험마을이 똑같은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게 돼 도시민들이 식상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마을만의 독특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특화된 관광농업의 추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화훼농사를 지으려고 한국농업대학교 화훼과를 졸업, 2001년 졸업하면서 바로 하우스를 지었다.

절화를 하려는 목적을 두고 학교에서 배웠는데 분화로 갑자기 바뀌는 바람에 기술적인 부문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었다는 최 대표는 그 당시 동분서주하며 분화에 대해 연구하고 실패를 경험 삼아 배운 시크라멘에 대해서는 아직도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주로 시클라멘은 양주지역 화훼 재배농가에서 제일 많이 하고 있죠. 옛날에는 김포에서 많이 했는데 지금은 양주 장흥에서 많이 하고 있고 물건도 잘 키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한다고 해서 돈 버는 게 아니더라고요. 시장성을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매년 작목이 바뀌는 시기를 예측할 줄 알아야 합니다.”

  # 초기투자 적은 분화에서 체험농장으로 전환

최 대표는 초기투자가 많이 소요되는 절화보다는 분화를 시작했지만 그마저도 지금 타산이 안 맞아 인건비, 기름값, 자재비가 올라 적자경영을 하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절화보다 분화가 손이 좀 덜 가니까 1천983.48㎡(600평) 정도는 가정 노동력이 되고 그 이상이 되면 직원을 구해야 합니다. 직원 한 명 고용하는 데 최소한 3천305.8㎡(1천 평)은 해야지 인건비 주고 생활비 정도 남죠. 지금 사람 구하는 게 힘들어요. 중간 중간 분갈이하고 할 때는 일이 한꺼번에 몰리잖아요. 사람을 사야 하는데 그 당시는 2만5천 원이면 됐는데 지금 3만5천~4만 원 달라고 합니다.”
이 같은 이유로 그는 지난해부터 체험농장을 시작했다. 아버지가 하던 포도밭을 2년 전에 주말농원으로 신청하고 양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1년 동안 관광농원 과정을 배웠다. 그때부터 꾸준히 포도나무, 매실나무, 자두나무를 심어 봄, 여름, 가을에도 고객들이 찾아올 수 있는 기반을 다져 왔다고 한다.

다양한 체험과 계절성을 탈피하기 위해 최 대표는 “과수나무도 여러 가지를 심어야 해요. 앞으로 과수나무 분양한다고 하면 봄부터 가을까지 되는 것을 여러 가지를 심어서 세트로 분양을 해야지 안 그러면 힘들다”고 말했다.

그의 성공 비결은 ‘입소문’이다. 그는 주말이면 회원들을 농장으로 초대해 밭을 둘러보게 한다. 의심 많은 도시 사람들도 일단 농장을 다녀가면 칼라농원의 ‘홍보맨’이 된다. 이렇게 소문이 꼬리를 물고 퍼져 나가 지금은 ‘아는 분 소개로 전화했다’며 농장을 찾아오는 학생, 일반인도 꽤 된다.

최 대표는 “농업을 전혀 모르는 도시 청소년들이 교육농장에서의 즐거운 체험을 통해 농촌에 대해 배우고 여기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도 익히는 유익한 프로그램”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도시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농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 농촌관광사업의 꿈 키워

   
 

그는 또 내년이라도 농장 규모를 늘리고 같은 마을 체험농장에 과수나 농작물을 위탁 재배할 생각이다. 물량만 확보되면 지금보다 더 공격적으로 판로를 개척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변에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펜션을 지어 농촌관광사업도 해 볼 계획이다.

그는 “농민이라고 해서 생산만 하는 시대는 끝난 것 같다”며 “우리 농장을 단순한 체험농장이 아니라 먹을거리부터 쉴 공간까지 모두 갖춘 복합 레저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최 대표는 “이제 농입인은 생산자가 아니라 경영자가 될 필요가 있다”며 “자신의 이름을 걸고 연구개발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다. 주기적으로 전문가의 조언을 받거나 선진지 견학 및 교육을 받는 등 자기계발로 또 다른 희망을 만들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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