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우 인천시 서구의회 부의장

 통합을 확정한 자치단체에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자치단체 자율통합 지원계획’이 8월 26일 발표되자 여기저기서 지자체 통합 논의가 한창이다. 서구 또한 김포시, 계양구, 강화군을 묶는 행정구역 통합 추진을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예고 없던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특히 서구는 행정구역 통합의 문제를 지역주민 및 의회 의견 청취나 수렴조차 없이 논의가 진행됐다는 점에서 졸속행정이라는 거센 비난에 직면해 있다. 이는 구가 통합을 계획, 추진하면서 우선 선진국 사례를 비롯해 현재 논의되고 있는 수도권의 지자체 통합과정의 문제점을 면밀히 살피고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철처하게 지역주민의 의사에 따라 자율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사실을 외면한 채 업적주의에 빠져 성급하고 독단적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서구는 통합 논의의 필요성에서부터 다시 처음부터 접근해야 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행정체계 개편의 주목적은 효율성과 경쟁력 강화에 있다고 한다면, 서구로서는 통합논의 절차보다는 어떡해 하면 사회적 유기체를 잘 이어가면서 현재 진행 중인 현안 사업들을 경제 성장동력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검토와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본다.
100만 명 단위를 기준으로 통합하면 가장 이상적이라는 모델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안을 기준으로 한다면 현재 41만 명의 서구는 아시안 게임이 개최되는 2014년에는 50여만 명의 예상 인구까지 합해 90만 명을 웃돌 예정이다. 게다가 인구 증가 추세는 여러가지 요인들을 감안하면 어느 지자체보다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굳이 타 지자체와 통합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주민공동체의 범위를 결정하는 지방행정구역은 효율성 및 경제성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역사를 가진 유기체임을 감안하면 통합하지 않은 상태의 통합형태야 말로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서구는 청라지구와 검단신도시, 가정오거리 뉴타운, 아라뱃길, 도시철도, 아시안게임주경기장 건설 등 국가적으로 봐도 굵직한 국ㆍ시책 사업이 18개나 현재 진행 중이거나 추진 중이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아시안게임이 개최되는 2014년도에는 서구가 동북아의 중심도시로 급부상할 것이란 전망을 그 누구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만큼 서구는 전국 어느 자치단체보다 탄탄한 경쟁력을 확보해 놓고 있는 도시다. 이처럼 100만의 인구를 충족할 수 있는 내부적 요인과 경제 성장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영상산업단지 등 아라뱃길 지역개발 및 청라지구 내 로봇랜드 도시브랜드 를 비롯해 이와 연계된 무한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는 문화와 예술 등을 감안하면 어느 통폐합 자치단체보다 우월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하겠다.
그럼에도 단지 통합을 확정한 기초자치단체에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내용을 내세워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구의 발상은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인센티브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구의 계획은 어디를 들어다봐도 의문 투성이일 뿐이다. 통합으로 인한 서구민의 노력과 땀이 결실을 맺기는 커녕 오히려 헛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만의 하나, 이러한 계획들이 원친과 기준도 명확하지 않은 데다 여론조차 제대로 귀 담아 듣지 않은 일방적 추진에 의한 동상이몽에만 빠져 있다면 주민 간 갈등과 반목, 대립으로 치닫을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지방행정체계 개편에는 찬성한다. 하지만 서구가 대상으로서의 분류에 대한 논의는 앞서 지적한 이유 등으로 통합 논의 그 자체의 대상이 되지 않음을 밝혀두고자 한다. 입지와 지리적 여건 등으로 지역 내 정치인들의 역량보다는 국가와 인천시의 필요에 의해 굵직한 사업들이 선정, 진행되고 있는 서구는 통합의 논의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사회적 유기체를 잘 이어가면서 현재 진행 중인 사업들이 지역과 잘 아우려져 자족(自足)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가에 대한 검토와 연구, 노력이 필요할 때다. 지자체 간 통합이 주민 만족도를 위한 명분으로 도시 경쟁력을 내세우는 지금 냉정한 가슴으로 처음부터 다시 한 번 되짚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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