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승세 경기본사

【안성】최근 본지가 안성경찰서의 주·야간 철통(?) 보안에 대해 지역주민들의 반감이 크다는 보도를 내보냈지만, 해당 부서의 입장표명이나 개선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본보 9월 23일자 18면 참조)
이뿐만 아니라 보도 이후 돌연 비밀번호까지 한차례 변경했다. 중국집을 비롯해 음식점 배달원들이 비밀번호를 알고 수시로 드나들었기 때문에 비밀번호를 변경하게 됐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나 ‘문 걸어 잠근 치안서비스’란 보도가 나갈 당시만 해도 안성경찰서 측은 민원인이 불편해 하거나, 반감이 있을 경우 야간에만 출입을 통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지금껏 ‘검토’만 하고 있을 뿐 이렇다 저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않은 채 지속해서 출입통제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성경찰서는 그래서 경기지방경찰청이 내세우고 있는 ‘신뢰와 사랑받는 경찰, 믿음과 감동을 주는 경찰, 자신감 있고 당당하게 일하는 경찰, 당신 곁에 경기경찰이 있습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와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지역 주민들이 안성경찰서를 방문했을 때 곳곳에 비밀번호 키를 누르거나, 인터폰으로 방문 목적을 말하지 않으면 출입하지 못하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정말 ‘신뢰와 믿음’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경찰 내부에서 조차 ‘자신감 있고 당당하게 일하는 경찰’이 아니라 ‘숨거나 감출 게 많은 경찰’로 비춰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른 경찰서는 오히려 지역 주민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는데 안성경찰서만 유독 ‘폐쇄적인 행보’를 걷는 이유는 무엇일까. 안성경찰서는 출입통제 이유에 대해 “강력범죄수사와 생활안전, 수사지원팀, 청문감사실 등 민원부서 대부분이 1층에 있다”면서 “민원인들이 2층으로 올라갈 이유가 별로 없다”고 말했지만 궁색한 변명처럼 비춰진다. 안성경찰서의 주장대로 라면 굳이 2층으로 올라가는 통로를 야간도 아닌 주간에 통제할 이유가 전혀 없다. 경찰서 2층에는 현재 서장실과 경무계, 경리계, 과학수사팀이 자리하고 있다. 딱히 통제할 부서들은 아니라는 것이 경찰 내·외부의 중론이다.

경찰서 내부의 보안이 우려돼 비밀번호 키를 설치했다면, 지역 주민들의 치안은 과연 누가 책임져야 하는 것인지 걱정이 앞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안성경찰서는 지역 주민들과 거리감을 만드는 출입통제 문제에 대해 올바른 해법을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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