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2010 지방선거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10여 명이 넘는 여야 인사가 안양시장 후보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올라 치열한 물밑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안양은 한나라당의 텃밭이었다. 1995년 지방선거 이후 1998년과 2002년, 2006년, 2007년 재선거 등에서 유권자들은 모두 관료 출신의 여권 시장후보를 선택했다. 이에 야권에서는 범야권 후보 단일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 지역 현안과 쟁점
최근 이필운 안양시장이 발표한 “안양시청사에 100층짜리 초고층 건물을 짓겠다”는 개발계획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야권 예상 후보자들은 “건립계획을 즉각 중단하라”는 등의 논평을 쏟아내고 있다. 벌써 지역사회의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

일단 여권이 포지티브 이슈를 선점한 반면 야권은 네거티브 선거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런 점에서 이필운 시장이 이슈화에는 성공했지만 역풍도 만만찮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시장은 호화 청사와는 개념이 다르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호화 청사 아니냐’와 ‘14년 된 청사를 허무는 것은 자원 낭비다’라는 등의 비판여론과 야권 후보의 공격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유권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본선 선거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안양시의 최대 현안인 안양5동 냉천마을과 안양9동 새마을지구에 대한 주거환경 개선사업이 사업시행 인가까지 받고도 법정 패소에 이어 사업시행자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자금난으로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어 표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만안뉴타운사업 추진에 대한 찬반 여론과 안양·군포·의왕 등 안양권 3개 시의 자율통합 무산 배경도 쟁점이다.

# 한나라당
한나라당에서는 이필운(54)현 안양시장, 김부광(65)전 한나라당 안양시 동안갑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박원용(59)전 동안구청장 등 3명의 인사가 출마에 뜻을 두고 있다.

여기에 노충호(51)전 도의원은 관망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 동안 물망에 올랐던 이양우(62)전 안양시의회 의장과 안기영(42)전 도의원은 2012년 총선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이필운 시장은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최근 100층짜리 초고층 건물 건립계획은 선거를 염두에 둔 승부수로 보인다.

이 시장은 행정학 박사 출신의 ‘행정통’으로 안양시 부시장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한 후 지난 2007년 민선4기 시장으로 당선됐던 전임 시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 탈락하자 재선거에 출마, 당선된 후 ‘시민섬김행정’을 표방하며 안양을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으며 그 결과 사회복지 부문 각종 전국 대상을 휩쓰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김부광 전 한나라당 안양시 동안갑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은 “기회가 되면 안양을 위해 일하겠다”며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안양신진자동차학원을 운영하면서 강원도민회장, 안양교도소 교화협의회장, 안양시체육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꾸준히 지역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폭넓은 대인관계로 지역 정가는 물론 중앙까지 유지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원용 전 구청장은 “어떤 형태로든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재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잇따라 뜻을 이루지 못한 그가 명예 회복을 위한 출사표를 던지면 여권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민주당
민주당은 후보 난립 양상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물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범야권의 통합후보 단일화를 통해 지방권력을 교체하자는 분위기다. 이를 위한 통합후보 선출을 위한 3가지 공천 심사기준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어 후보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민주당에서는 최대호(52)경기도당 부위원장, 이종태(53)사교육대책 특별위원장, 조용덕(47)전 시의원, 백종주(43) ㈔한국평생교육개발원 원장 등이 출마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최대호 경기도당 부위원장은 “경영 마인드와 능동적인 리더십으로 안양을 교육도시로 만들겠다”며 적극적인 출마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가장 경쟁력 있는 야권 후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부위원장은 고려대 교육학 박사 출신으로 2007년 재선거에서 시장 후보로 나서 38.3%를 득표하는 선전을 거뒀다. 특히 지난 2002년 난치병 아동돕기 운동본부를 결성하고 공동대표를 맡으며 매년 40~60여 명의 안양 지역 초·중·고 학생들에게 1억여 원의 기금을 모금해 전달하는 등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최대호 부위원장과 맞서고 있는 최대 라이벌은 이종태 위원장이라는 분석이다.

이 위원장은 “재정 적자로 안양이 망하고 있다. 리더십의 근본적인 교체가 필요하다. 그걸 누가 바꿀 것인가? 개혁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나’ 이외에는 적임자가 없다”며 출마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시장에 출마, 낙선한 이후 한동안 지방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참여정부의 가치와 의미를 부정하고 거꾸로 가는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해 다시 정치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서울대 교육학 박사 출신으로 최근 2010안양시민 메니페스토정책포럼이라는 개인연구소를 열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조용덕 전 시의원은 안양시의회 3대와 4대 시의원을 지냈으며 “안양의 명품도시를 위해 강력한 추진력으로 부도 직전의 안양을 구할 수 있는 준비된 시장”이라며 적극적인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백종주 ㈔한국평생교육개발원 원장은 “‘교(교육)복(복지)이 여성의 문화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안양의 변화를 이끌 혁신 디자이너가 되겠다”며 도전장을 냈다.

이 외에도 이종걸 민주당 국회의원의 보좌관을 맡고 있는 강득구(47)전 경기도의원과 재선 안양시의원과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이상인(46)안양자치연구소장, 경기도의원을 지낸 백일산(54)민주당 경기도당 행정구역개편대책특위위원장도 출마를 굳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진보신당
진보신당은 전직 안양시 공무원이자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을 지낸 손영태(45)씨가 물망에 오르고 있으며 조만간 안양시장 출마의 변을 밝힐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손영태 전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은 공무원직장협의회에서 공무원노조로 전환하면서 전국공무원노조 안양시지부장을 역임하며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까지 오른 인물로 3개 공무원노조가 통합하는 데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전임 신중대 안양시장의 불법 선거 사실을 밝혀내 낙마시켜며 민선4기 안양시장 재선거를 이끌어 낸 주인공으로, 개혁과 진보를 내세우며 새로운 안양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로 안양시장 출마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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