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제영 경기본사

【의왕】이철섭 의왕시 부시장이 최근 과장급 이상 간부 공무원들에게 꼭 당부하는 말이 있다고 한다. ‘간부회의나 결재를 위해 이형구 시장을 만났을 때 행동거지나 표정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언제나 처음처럼이라는 마음을 견지해 달라’는 것이다.

이형구 의왕시장은 지난해 11월 1일 시 간부회의를 통해 다음 번 의왕시장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는 일종의 불출마 선언을 했다. 그러니까 선거를 무려 7개월이나 앞두고 자신의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시장 스스로 ‘힘’을 빼는 결과를 초래했다.

시장에게 힘이란 인사권과 감사권은 물론이고 예산권도 쥐고 있기 때문에 공무원은 충성을 다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시장 스스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표를 해버렸으니, 공무원 상당수는 시장 눈치를 보는 데 게을러 질 수밖에 없다.
시장 스스로 후배의 길을 터주기 위함이라고 말은 하지만, 한편으로 공허한 마음이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을 법도 충분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철섭 부시장이 공무원들에게 당부한 말은 이래 저래 잔잔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공무원 쪽에서 ‘떠나는 사람이니 시장에 잘 보일 필요가 없다’거나, 시장쪽에서 ‘내가 그만두니 저 직원이 저러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갖게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너무 일찍 불출마를 발표한 게 시정 공백이나 행정의 누수현상을 초래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마음을 지울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철섭 부시장도 공무원들의 이 같은 분위기를 이미 파악했는지 시장을 볼 때마다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고백했다.
“명예롭게 퇴진하는 시장을 위해 뜨거운 가슴으로 경의를 표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 부시장의 마지막 말이 귓전에 울려 퍼지는 까닭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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