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식 정경부
 최근 인천에서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 여부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송영길 인천시장이 당선자 시절인 지난 28일 알사바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회장과 만나 서구 주경기장 신축과 기존 문학경기장 활용 방안 중 인천시가 결정하기로 합의하면서 주경기장 신축 백지화로 가닥이 잡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이미 시장직 인수위 내부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국고지원액과 선수촌·미디어촌 건설에 따른 지방채 발행 규모 급증 등으로 재정 불안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로 문학경기장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왔다.

그러나 문학경기장을 활용해야 할 당위성이 충분하더라도 송 시장의 행보는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송 시장은 후보 시절인 6·2 지방선거 내내 소통과 화합을 강조해 왔고 안상수 시장 체제의 지난 8년을 비판하면서 불투명과 불통·불신·부실 등 ‘4불 시정’이었다고 비꼬기까지 했다.

그런 송 시장이 선거가 끝난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에서 시민과 어떠한 합의나 협의 과정도 없이 문학경기장으로 방향을 선회할 여지를 남긴 합의를 했다.

더구나 시장에 취임하고 충분한 검토를 거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뭐가 급해서 당선자 신분으로 쿠웨이트까지 날아가 평지풍파를 일으킨 것은 불통을 넘어 오만으로 비쳐지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전 정권의 정책들이 쉽게 뒤집힌다면 공무원이나 시민은 또다시 새로운 정권을 기다리며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으며, 이는 화합이 아니라 분열만 조장할 뿐이다.

4년 임기는 새털 같이 많은 날이 아니라 눈을 감았다가 뜨면 금세 지나갈 날들이다.

말로만 소통을 얘기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시민과 소통하고 그것을 시정에 담아내려면 더 몸을 낮추고 어깨와 목의 힘을 빼야 한다.

시민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가 상전 노릇하는 상머슴이 아니라 진정한 시민의 머슴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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