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일선 초·중·고등학교에서는 4~5일 혹은 1주일 정도의 학교재량휴업일을 정해 학생들이 가정에서 체험학습을 하도록 했으나 본래 취지와는 달리 그저 쉬는 날로 변질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학교재량휴업일의 실시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행하고 있다고는 하나 충분한 사전준비 없이 가정에서 쉬도록 함에 따라 맞벌이를 해야하는 학부모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인성교육 심화를 목표로 학교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가정과 지역사회로 학습의 장을 넓혀 다양한 인간관계 체험이나 문화체험 등의 기회 확대를 위해 학교재량으로 효도방학이나 체험학습방학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이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시설이 빈약할 뿐 아니라 마음놓고 뛰어 놀만한 장소조차 변변치 못한 실정이어서 맞벌이 부부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가정에서는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집에 방치해두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지식습득 위주의 학교교육을 보완할 수 있고 교사와 학생들의 수업부담을 줄이고 많은 교육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자녀들과 함께 할 수 없는 경우 아이들은 집안에 박혀있거나 아니면 거리를 헤매게 되고 이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 또한 적지 않다.
 
학교재량 휴업일은 단순히 학교를 쉬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현장학습이나 체험프로그램 등에 참여토록 해 학교에서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체험을 하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이런 목적과 달리 부모가 집에 없는 아이들에게는 사실 그림의 떡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학교재량휴업일을 실시할 경우 학교에서는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 될 가정에 대해 학교차원에서의 대책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 효도방학이나 체험학습방학이 그저 학교를 쉬는 날이 아니라 수업의 연장이 되게 하려면 먼저 학부모들에게 이에 대한 사전 안내가 필요하며 아이들이 참가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 여기에는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의 여러 단체들이 동참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이 다양한 체험의 연장이라고 볼 때 학교재량휴업일이 본래 취지에 부합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가 교육에 대한 공동책임 의식을 갖고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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