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느 날 오후 아파트들로 빼곡히 둘러싸인 인천의 한 중학교 교정을 들어서는 순간, 학생들이 파란 인조잔디가 깔린 운동장에서 비를 맞으며 축구하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그 누가 봐도 이런 모습을 보면 “아니 비오는 날 학생들이 저게 뭐하는 짓이야”라고 한마디씩 하고 가지 쉬 그냥 넘어가지 않을 터.

   
 

그러나 이 학교 학부모인 듯 보이는 한 어머니 모습에는 평소 즐겨 보는 광경인지 미소가 가득한 얼굴로 운동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래서인지 학생들의 얼굴에는 구김살 하나 보이지 않고 서로 뒤엉켜 즐겁게 축구하는 모습이 마냥 즐거워 보였고 서로 간에는 벽이 없는 듯해 보였다.
이렇게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이 서로 무엇을 원하고, 어떤 것이 진정한 교육인지를 몸소 실천하는 학교가 바로 ‘부평동중학교(인천시 부평구 수변로 107번길)’이다.
여느 학교와는 달리 축구와 양궁 등 2개의 운동부를 육성하는 부평동중은 건전한 생활 습관과 취미활동을 즐기는 건강한 학생,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학생, 정보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학생, 우리의 전통문화를 이해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학생, 나와 남의 가치를 알고 서로 돕는 학생 등을 교육이념으로 지난 1969년 8월 16일 인가받아 1970년 3월 4일 문을 열었다.
부평동중은 인조잔디가 파랗게 깔린 교내 운동장을 비롯해 체육관, 과학실, 음악실, 방송실 등을 갖추고 20여 개의 계발활동반과 축구부, 양궁부, 영상제작반 등 다양한 시설과 클럽활동으로 지덕체를 겸비한 학생 양성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부평동중은 ‘옳게 생각하고 바르게 행하자’는 교훈 아래 그 동안 이 사회의 빛과 소금이 돼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과 소임을 다할 2만5천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서정길 부평동중학교장은 “인성교육과 체험 중심의 교육활동으로 꿈을 키워 가는 즐거운 학교, 머물고 싶은 즐거운 학교 등을 만들어 앞으로도 과거 빛나는 전통 계승과 우리나라와 세계를 선도할 역량 있는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부평동중의 최고 자랑 ‘축구부’
지난 6월 온 국민들의 밤잠을 뒤척이게 만들었던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우리 한국은 원정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이라는 축구역사를 새로 썼다.
이때 많은 국민들이 거리로 나오며 한국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응원물결이 이어졌고 인천에서도 꽤 많은 곳에서 응원이 진행됐다.
그 응원장소 중 특이하게 부평동중에서도 많은 학생들과 함께 우리 국가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응원이 계속 이어졌다. 그 이유는 축구부를 육성하는 학교로써 당시 월드컵 대표팀 내에 부평동중 출신 동문이 4명이나 포함돼 있었기 때문.
그 주인공이 바로 김남일(톰 톰스크), 조용형(알 라이안), 김정우(광주 상무), 김형일(포항 스틸러스) 등이다. 이들 선배의 선전을 기원하기 위해 당시 많은 후배들이 학교 체육관에 모여 열렬히 응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평동중은 현 인조잔디 구장이 없을 당시 맨땅으로 만들어진 운동장을 주 연습장으로 하다 인근에 위치한 삼산월드구장, H빔으로 고른 학교 운동장, 비오는 날 교실 복도와 계단 등을 이용해 훈련하는 등 어려운 여건 속에도 열정을 가지고 연습해 왔다.
그런 후 지난해 FIFA 공인 정식 축구경기장, 풋살경기장, 야간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조명탑, 학생 및 교직원을 위한 테니스장, 체육활동을 위한 하드 농구코트, 족구 등 다목적 경기장 등이 완비된 인조잔디 운동장이 조성됐다.
이에 축구부에게는 기술 향상은 물론 부상 예방, 충분한 연습과 시합, 경기의 질적·양적 수준 향상, 운동 중 집중력 향상, 여러 팀과의 교류를 통한 기술 발전, 학교 홍보 등의 효과를 가져왔다.

   
 

이와 함께 부평동중 축구부는 그 동안 지난 1984년, 1992~93년 전국소년체육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제62회 전국중등부축구선수권대회(2007년) 우승, 제38회 전국소년체육대회(2009년) 준우승 등의 성적을 거두며 축구 명문교로 등극했다.
또 축구부는 ‘운동부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기치 아래 축구부 대상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영어회화반 운영과 인권교육 등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정우수 부평동중 축구부장은 “부평동중 축구는 그 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운동해 많은 우수 선수 양성은 물론, 축구를 통한 학생 건강에 많은 도움을 줬다”며 “지난해 인조잔디 구장이 설치되면서 학생들의 체육활동 여건 개선은 물론 축구부 훈련 강화, 지역 주민들의 생활체육 공간 확보 등의 인프라가 구축돼 인천 및 전국 최고의 축구 명문교로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 부평동중 특색사업
부평동중은 축구를 통한 학생 건강 활성화는 물론, 다양한 특색사업으로 지덕체를 겸비한 나라에 꼭 필요한 인재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우선 영어에 친숙한 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영어학습에 대한 자발적 동기 유발, 미래 지향적인 국제적 감각 체험, 개인의 행복과 삶의 질 향상, 자기주도적인 학습의 장 마련 등을 위한 ‘학교를 바꾸는 맞춤식 영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부평동중은 영어속담·격언·생활영어를 계단과 교실 문에 부착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영어속담을 익히고, 암기하고, 수업시간 자주 되새기는 등 영어를 생활화하고 있다.
또 교내 영어학력경시대회와 영어 말하기 대회 등을 개최해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영어교육과 함께 부평동중은 앞으로 다가올 중국어문화권에 대비한 ‘한자학습프로젝트’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교생이 일주일에 3회 아침 자율학습시간에 한자공부 실시는 물론, 학년별 교재를 책으로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배부하고, 월·수·금요일 아침시간을 한자 학습시간으로 설정해 담임교사 지도 아래 매일 한 쪽씩 쓰고 확인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 처음 시작하는 사업으로 1~2학년은 6급 한자를, 3학년은 5급 한자를 기준으로 제작했고, 또 다양한 사자성어와 표현을 학교 곳곳에 붙여 한자와 친숙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오는 11월에는 한자 활용능력 인증평가를 실시해 통과한 학생들에게 인증서를 배부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부평동중에서는 학부모들의 학부모회 활동이 어느 학교보다 활발하다.
부평동중 학부모회는 총회장·부회장·총무 각 1명과 감사 3인, 각 학년 회장·부회장 1명, 감사 3명으로 임원단을 구성해 매년 3월부터 12월까지 연중 학교 급식 모니터, 동중 지킴이, 계발활동 도우미, 시험감독 도우미, 공개수업 참관, 학예활동, 평생교육, 독서신문 만들기, 저소득층을 위한 멘토링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 서정길 부평동중 교장 인터뷰
   
 

“40여 년이라는 깊은 역사의 부평동중을 인천에서 가장 배려심이 많은 학교로 만들고 싶습니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요즘, 그래서 많은 사회적 문제가 야기되는 시기에 학생들에게 친구와의 우정, 남을 배려하는 마음, 봉사와 희생 등을 강조하면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서정길(54)부평동중학교장.
지난 1979년 전남에서 처음 교직에 발을 들여놓은 서 교장은 1992년 지역 간 교사 교류로 인천신현중학교로 오면서 인천과의 인연을 맺었고, 올해 교장으로 승진하면서 이곳 부평동중으로 부임했다.
“4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부평동중은 동문과 학부모와의 관계가 남다르다”는 서 교장은 “항상 학생들에게 학교 역사의 자긍심을 가지고 선배의 업적에 다다를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학생들에게 강조했다.
또 “우리 학교는 남자학교임에도 폭력이 없고, 친구 간의 우정이 돈독함은 물론 ‘칭찬선도학교’, 지구온난화를 미리 생각해 ‘푸른 하늘 지킴이’ 등을 강조하는 학교”라고 말한 후 “무엇보다 많은 국가대표를 만든 축구선수는 물론, 일반 학생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활동 프로그램까지 진행하면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자랑했다.
아울러 서 교장은 “그 동안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 등 외적 인프라 구축은 어느 정도 진행돼 왔다”며 “앞으로 화장실, 교실 바닥, 창틀 등 내부 시설 설비를 통해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 속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앞으로 계획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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