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어선들이 엊그제 서해 연평도 서북쪽 7마일 해상에서 북방한계선(NLL)을 0.3~0.5마일 넘어왔다가 우리 해군의 경고 포격을 받고 돌아간 이후 어제 오전 또다시 연평도 근해에서 북방한계선을 침범, 20여분간 조업을 하다 해군 고속정이 출동하자 북상했다고 한다. 북한어선의 북방한계선 침범은 올들어 12번째이며 특히 지난달 26일 이후 하루만 빼고 매일 북방한계선을 넘어 우리 수역에서 꽃게잡이를 해왔다.
 
그러나 해군이 북방한계선 침범 북한 선박에 경고용으로 함포를 쏜 것은 지난해 11월20일 북한 경비정이 백령도 북방한계선을 넘어 남하했을 때 포격한 이래 6개월 여만이다. 합참은 지난 1일 북한 어선들이 물러간 후 군은 앞으로 북방한계선을 확실히 지켜 나갈 것이며 북한 선박의 북방한계선 침범에 따라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북한측에 있음을 밝혀둔다고 발표하는 등 북의 북방한계선 도발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번 북한 어선의 북방한계선 침범이 꽃게철을 맞아 조업에 나선 어선들의 단순한 실수라면 이해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요즘이 꽃게 성어기이고 최근 어획량이 예년에 비해 2배에 달해 어민들의 우발적인 북방한계선 침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북한측의 요즘 행태는 단기간에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물론, 우리 해군의 강력 대응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비정들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등 북한 어선들의 북방한계선 침범이 남북간 교전상황으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북한 어선들의 잇단 북방한계선 침범이 어떤 의도에서건 북한군의 묵인하에 이뤄지는 것은 틀림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들의 북방한계선 침범으로 인한 양쪽의 신경전이 지난해 서해교전과 같은 사태로 발전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무엇보다 북핵문제로 인해 한반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북한이 북방한계선 침범사태를 국면전환에 이용하려 든다든지 또는 우리측 반응을 떠보려했다면 그것은 크나큰 착오다. 정부는 앞으로 북방한계선을 침범하는 북한 선박에 대해 좀더 다각적인 조치를 강구하는 한편, 지난해 서해교전과 같은 국지적 충돌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북방한계선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시급히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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