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서해의 아름다운 낙조가 드리우는 곳에 ‘성실(誠實)·인내(忍耐)·인화(人和)’라는 교훈 아래 한 사

   
 
람, 한 사람 소중히 여기며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는 함현고등학교가 있다.
1998년 개교 이래 지금까지 3천391명의 졸업생(10회)을 배출한 이 학교는 올 2월 ‘자율형 공립고’로 지정되고 ‘교육과정 혁신학교(A형)’로 선정되는 등 시흥의 명문 학교로 발돋움하고 있다.

‘나가자! 세계로, 비상하자! 미래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꿈이 있는 함현인으로 육성하기 위해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 교육 현장을 찾아본다.

#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의 전당
시흥은 비평준화 지역이다. 학교가 가진 경쟁력에 따라 학생들의 선택은 냉정하게 엇갈린다. 줄어가는 학생 수와 더불어 경쟁력을 잃는 것이다.

시화국가산업단지와 인접한 시흥시 정왕4동 1878의 9번지에 자리잡고 있는 함현고등학교는 지역 여건으로 타지로 빠져나가는 학생들이 늘면서 학생과 학급 수가 몇 년째 줄어들었다. 물론 학교 운영에 있어 어려움은 그만큼 늘어났다.

그러나 어려움이 교직원의 열정으로 이어지면서 자율형 공립고 지정이라는 값진 열매로 거듭났다. 학교는 또 올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교육과정 혁신학교(A형)로 지정됐다. 사실 학교가 위치한 지역 여건은 그리 뛰어난 편이 아니다.

   
 
이처럼 기대 이상의 성과를 만들며 지역교육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 학교가 경쟁력을 되살리게 된 그 중심에는 박형재(57)교장이 있었다. 지난해 9월 부임한 그는 학교 경쟁력 회복의 대안으로 먼저 ‘자율형 공립고’란 희망을 디자인한 것이다.

학교는 내년부터 교육과정 혁신학교로 국·영·수·과·사 등 주요 교과목에 대한 수준별 이동수업을 펼친다. 학생 진로교육을 위한 특화된 교육과정도 운영할 수 있다.

함현고는 특색 있는 학교 만들기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과부의 특색 있는 학교 만들기에 선도학교로 지정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삼품제’ 운영이다.
독서·국제·인성품 교육을 통해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인재를 키운다는 것이 목표다.
특히 전통예절 실습, 집단상담 등 인성품 교육은 함현교육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사실 고등학교에서의 예절교육은 조금은 형식·의례적으로 운영되는 면이 없지 않다.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 속에서 전통과 예절이란 말은 어느덧 ‘지루하고’, ‘재미없는’ 존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함현고는 오히려 젊은 교사들이 전통예절교육에 더 적극적이다.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한복 입는 법, 고름 메는 법, 절하기 등 기본적인 우리 예절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학교 측은 집단상담에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4년 전부터 시작한 집단상담은 1·2학년을 대상으로 학년별(15명)로 주제를 나눠 주 1회 야간자율학습 시간을 이용해 운영하고 있다. 1학년은 ‘self leadership’ 함양을, 2학년은 ‘바람직한 또래관계 형성’을 목적으로 진행함으로써 학교부적응 학생들은 물론 입시상담, 이성과 친구 문제, 가정 문제 등 내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자존감을 되찾게 하고 협동심과 우정을 키우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함현고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 중 하나가 ‘토론반’ 학생들이다. 지난해 토론반은 시흥 지역 고등학교 토론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데 이어 올해도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작년 대회에 참가할 때만 해도 주위 누구도 기대를 갖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눈길조차 받지 못했던 학교 토론반 학생들이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주변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고 올해 다시 2연패를 이루며 지난해의 성과가 운이 아닌 실력임을 확실히 보여 줬다.
학교 측은 수학·과학에 최상위 실력을 갖춘 지역 학생들을 위한 영재학급도 설치·운영하고 있다. 2년째 운영 중인 영재학급은 올해 본교생 13명을 비롯해 모두 20명의 학생이 수업을 받고 있다. 매주 화~토요일 4시간 연강으로 진행되며 실험과 주제발표를 중심으로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영재학급 운영에 있어 학교가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은 학생들이 얼마나 빨리 정답을 찾아내는가 하는 것이 아닌, 그보다 학생 스스로 문제를 풀어 가는 데 주안점을 뒀다. 제 아무리 교육환경이 잘 갖춰졌더라도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문제를 풀어 갈 수 있는 창의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별무소용(別無所用)이라는 박형재 교장의 소신 때문이다.

박 교장은 “학생들을 위한 마음 이외에는 다른 것이 없었다. 조금이라도 좋은 여건 속에서 공부하고 웃으며 졸업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희망을 심어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하계방학 전 학교의 모든 교직원들에게는 교육과정 운영에 관한 연구주제가 하나씩 부여됐다. 자율형 공립고와 교육과정 혁신학교로 학교의 여건과 현실에 가장 적합한 특화된 교육과정을 만들 계획인 것이다. 대학입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영재전형(수학·과학 우수자 전형 포함)’을 사교육 없는 학교 영재학급에서도 대비하고 있다.

또한 지난 9월 29일에는 시흥교육지원청에서 시흥 지역 중학생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자율형 공립고 학교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교장과 교직원들이 ‘시작한 변화!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기대되는 학교’를 만들어 가는 시흥 함현고등학교가 ‘자율형 공립고’, ‘교과교실제’로 보여 줄 앞으로의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 함현고등학교 박형재 교장 인터뷰
   
 

“함현고는 1998년에 개교한 젊은 학교로, 미래로 웅비하려는 학생들의 꿈과 그것을 뒷받침하려는 교사들의 열정이 더욱 아름다운 배움의 터전입니다.”
학교 현실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강조하면서 학생들에게 시대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난해 9월 부임 이후부터 창의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 양성에 노심초사하는 박형재<사진>함현고등학교장.
“학교에 있어 자율형 공립고와 교육과정 혁신학교(A형 교과교실제)사업은 학교의 경쟁력을 되살릴 수 있는 매우 소중한 기회였다”는 박 교장은 학교경쟁력 회복의 머릿돌을 놓은 현재에도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박 교장은 “이러한 역동적 발전의 도상에 있는 학교의 관리자로서 시대적 흐름을 선도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교육 변화에 있어 ‘산소 같은 학교’를 만들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학생의 학력 및 특기 신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충실히 운영하고 학교 문화를 건전하고 따뜻하게 조성하며, 교육환경을 충실히 갖춰 ‘명품 학교’를 만드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자율형 공립고 지정으로 내년부터 광역 단위의 학생은 물론, 관내 신천권 학생들의 수용에 따른 학생 원거리 통학 등의 현안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숙사 증축이 필수적입니다. 교육청, 해당 지자체인 시흥시가 관심을 갖고 도와줬으면 좋겠습니다.”
박 교장은 교육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항상 깨어 있는 교장이 되도록 자기 혁신에도 힘쓰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끝냈다.

 

<학교연혁>
▶1998년 3월 1일 함현고등학교 개교
▶1998년 3월 4일 초대 김희자 교장 취임
▶1998년 12월 31일 27개 교실, 8개 특별실 증축
▶2002년 4월 22일 6개 교실 증축
▶2004년 2월 8일 6개 교실 증축
▶2005년 1월 28일 학생체육관 준공
▶2009년 9월 1일 제5대 박형재 교장 취임
▶2010년 2월 9일 제10회 졸업(총 3천391명 배출)
▶2010년 2월 25일 2011년 자율형 공립고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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