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본사 이규식 기자
 성남시 공무원들의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한 관심(?)이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시장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성남지원 3호 법정 주변에는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도 외면한 채 성남시 공무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과 성남시 산하단체 직원, 지지자들을 포함하면 200여 명에 다다른다.

이 시장이 법정에 도착하자 일부 공무원과 성남시시설관리공단 등 시 출연기관 고위간부는 자신의 충성을 알아 달라는 듯 연신 머리를 조아렸다고 한다.

이들은 재판시간이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업무는 뒤로 한 채 재판장을 찾아 뒷말을 낳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소동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자 시 감사담당관실은 이날 법정에 참석한 성남시시설관리공단 간부들을 대상으로 근무시간 여부에 대해 감사를 벌였다고 한다. 물론 감사담당관도 빠지지 않고 눈도장을 찍었는데도 말이다.

공직자들이 소속 단체장의 행보와 환경변화 등에 주목하며 좋은 재판 결과가 나오길 응원하는 마음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라고 하더라도 업무시간까지 할애하는 모습은 ‘과잉 충성’으로 보여질 수 있다.
특히 성남시 공무원들이 잦은 공직비리로 도덕성 흠결이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구태의연한 모습은 시민들이 실망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그야말로 ‘복지부동’이 필요한 시기에 이른 아침부터 재판장을 배회하는 것은 경망한 행동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재명 시장은 취임 전부터 도덕성과 투명성을 강조하며 권위를 탈피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공언해 온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날 이 시장의 모습에선 평소에 시 공무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해 온 모습과는 달리 이들의 응원이 나쁘지만은 않은 듯 간간이 웃음 띤 얼굴을 보이는 모습이었다.

공무원들이 진정으로 이 시장을 걱정한다면 자신들의 업무에 충실해 시민들에게서 신뢰를 받으면 된다.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작고한 개그맨 김형곤 씨의 대표작 ‘회장님, 우리 회장님’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시각에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고 있던 공무원들의 머릿속에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른 거라곤 민주당 시장의 당선으로 출신 지역의 우대가 잠시 뒤바뀐 현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씁쓸한 생각만 맴돌까 심히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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