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송초등학교는 지난 2005년 인천시 연수구 송도경제자유구역 안에 문을 열었다. 개교 당시 초등학교 15학급, 유치원 3학급 등 18학급으로 시작해 지금은 유치부를 포함, 총 40학급에 이르는 학교로 변했다. 현재 학교에는 1학년 170명, 2학년 177명, 3학년 208명 등 총 1천251명의 학생들과 68명의 교직원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 전국 최고의 도서관
신송초의 으뜸 자랑은 누가 뭐래도 도서관이다. 교실 두 개를 합한 듯한 넓은 공간과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정리된 도서, 화사한 인테리어 등 무엇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어린이 도서관’이다.

도서관은 학교가 개교하면서 함께 문을 열었다. 널찍한 도서관은 웬만한 공공도서관만한 규모다. 도서실 안에는 유치원들을 위한 작은 방도 있다. 이곳은 온돌방로 만들어 어린 아이들이 뛰고 뒹굴며 책을 마음껏 볼 수 있다.

도서관 안에서도 가장 큰 자랑은 신간도서 보유량이다.

학교에서 독서학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만큼 신간도서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렇다고 나오는 책을 무자비로 모두 구입하는 건 아니다. 신간도서를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한 건 학생들의 의견이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한 달에 한 번씩 읽고 싶은 책을 조사한다.

도서 보유량이 아무리 많아도 읽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을 터.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독서학습을 위해

   
 
매일 아침 30분 가량의 독서수업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오전 8시 30분부터 1교시가 시작되기 전 30분간 책을 읽는다. 전날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 집에서 가지고 온 책, 친구에게 빌린 책 등 무슨 책이든 상관없다. 장르도 다양하다. 독서교육은 강조하고 있지만 독후감은 학생들 자유다. 독후감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을 덜어 주고 자유롭게 책을 읽게 하기 위해서다.

안태홍 교장은 “우리 학교 학생들 가방에는 언제 어디서든 읽을 수 있는 책 1권이 들어있다”며 “아침 독서수업은 책을 읽는 습관을 기를 뿐 아니라 학습 분위기를 만드는 효과도 가져 온다”고 설명했다.

신송초교 도서관은 인근 학교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지난달에는 경기도 모 지역 학교장들이 인천공항을 이용하기 전에 단체로 신송초교에 들러 도서관을 둘러보기도 했다.

# 학교 전체가 체험학습장

   
 

지난 6월 신송초교에서는 특별한 풍경이 펼쳐졌다.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학교에서 보리 베기 행사가 펼쳐진 것이다. 보리 수확에는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도 함께 참여했다. 보리씨를 뿌린 것부터 수확까지 모두 학생들 손으로 해냈기에 이날 수확의 기쁨은 곱절 이상이었다.
신송초교 담벼락 아래에는 다양한 채소와 곡류들이 빼곡히 심어져 있다. 햇볕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오는 곳에는 야생화가 있고, 화단에는 보리밭과 고구마밭까지 있다. 운동장과 본관 건물을 연결하는 통로에는 덩굴식물들이 자라는 대형 비닐하우스도 있다. 이 모두가 도심생활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자연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다.

학습장을 이용한 체험학습은 1년 내내 이어진다.

지난 3~4월에는 40여 종의 채소·화초·곡식·수목류 등 씨앗 1천여 개를 체험학습장에 골고루 심었다. 이어 5월에는 비닐하우스에 묘판을 만들고 뿌려 뒀던 호박과 조롱박·박·수세미·여주 등 각종 묘목을 비닐하우스에 옮겨 심었고, 가을이 되면 수확의 기쁨을 누린다.

김숙혜 교사는 “도심지 학교에서 아이들이 흔히 볼 수 없는 비닐하우스를 지어 아이들 스스로 가꿔 나가게 지도하다 보니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며 “아이들이 체험학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곡식이 자라고 수확하는 과정을 배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수확물은 학부모들을 초대해 함께 시식하기도 하고 씨앗은 인근 학교에 분양한다.

올 3월 학교에서는 백일홍과 나팔꽃·천일홍 등 59종의 씨앗을 송도초교 등 인근 15개 학교로 분양했다.

학교 뒷마당에는 토끼 사육장도 있다.

지난해 인천대학교에서 암토끼 2마리와 지역 주민들이 기증한 암토끼 2마리 등 총 4마리에서 시작한 토끼가 학생들과 교사들의 정성에 지금은 15마리까지 늘었다.

안태홍 교장은 “예쁜 것을 보고 ‘귀엽다’, ‘예쁘다’, ‘아름답다’ 등의 감정을 느끼고, 죽어가는 생물체를 보고 ‘불쌍하다’, ‘슬프다’, ‘안타깝다’ 등의 생각이 내면화됐을 때 인성교육의 완성이라는 교육관 아래 토끼를 키우기 시작했다”며 “학습시간에 ‘토끼와 함께 공부하기’란 행사를 진행하면서 우리 학생들의 정서가 한층 밝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태홍 교장 인터뷰
   
 

지난 2005년 개교와 함께 신송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 안태홍 교장은 독서교육을 강조했다. 특히 개교 첫날부터 시작한 독서교육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학생들은 1교시가 시작되기 전 30분 가량 독서수업을 한다. 이 시간만큼은 장르 불분하고 학생들이 읽고 싶은 책을 자유롭게 읽는다.
안 교장은 “어렸을 때부터 책을 가까이 하고 항상 책을 읽는 습관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며 “아침 독서 30분은 단순히 책을 읽는 시간이 아니라 책 읽는 연습을 하는 시간이다”라고 했다.
독서교육을 강조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도서관도 인천 지역에서 손꼽힐 만큼 유명해졌다. 시설은 물론 도서보유량,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 등 모두 안 교장의 독서학습 강조에서부터 비롯됐다.

독서교육만큼이나 체험학습도 안 교장이 신경쓰는 부분이다.

안 교장은 학교가 도심 한가운데 있는 만큼 학생들이 자연을 접할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해 학교 전체를 자연학습관으로 만들었다.
“지난 가을 고구마를 수확했어요. 그날 학생들이 자기 팔뚝만한 고구마를 캐면서 얼마나 신기해하고 좋아했는지 몰라요. 수확한 고구마는 학교식당에서 쪄서 학부모들과 함께 나눠 먹었어요. 아마 훗날 학생들은 그날을 두고두고 기억할 거라고 생각해요.”
안 교장의 좋은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에는 ‘교사들이 즐거운 학교’가 있다. 교사들이 즐거워야 올바른 교육이 이어지고 학생들도 함께 즐거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교장은 “독서교육, 체험학습, 인성교육 모두 중요하지만 이 모든 걸 위해서는 교사들이 즐겁게 교육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며 “교사들이 즐거운 마음에서 아이들을 대할 때 학생들도 선생님을 믿고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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