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본사 최제영 기자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탈출했던 6살짜리 말레이곰 ‘꼬마’가 의왕 청계산에서 종횡무진하다 탈출 9일 만인 지난 15일 포획돼 자신이 생활하던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번 수컷 말레이곰의 탈출과 도주, 포획 과정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동물원 측의 엉성한 대처가 보는 이의 마음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이번 소동은 꼬마가 지난 6일 오전 10시경 사육사가 우리를 청소하기 위해 내실에 격리했는데, 곰이 앞발을 이용해 T자형 고리장치를 풀고 우리를 탈출하면서 시작됐다.

우리를 탈출한 꼬마는 사육사 등 동물원 관계자를 뒤로 하고 약 6㎞ 떨어진 청계산 쪽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하지만 대공원 측은 꼬마의 포획을 위해 소방서 등 관계 기관에 즉각 신고해야 하는데도 불구, 탈출 30분이 지나도록 자체 포획에만 신경을 썼다.

깜짝 놀란 나머지 탈출에 대한 초동 대처가 너무나 엉성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 사이 꼬마는 청계산으로 도주했고, 그제서야 다급해진 대공원 측은 소방서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방서 등 곰 포획에 나선 수백여 명의 구조대는 그 뒤 청계산 이곳저곳을 종횡무진하는 꼬마와 쫓고 쫓기는 숨막히는 숨바꼭질을 계속했다.

9일간 곰 수색대는 여러 편의 헬기와 사냥개가 동원됐고, 4개의 포획틀 등 청계산 곳곳에 곰이 좋아하는 꿀과 포도주, 건빵 등을 쏟아 부었다.

결국 1천500만 원에 들여온 꼬마의 몸값보다 몇 배나 되는 5천여만 원의 비용이 지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9일 동안 청계산 입산이 금지돼 등산객의 불만이 고조됐고, 청계사 인근의 식당 등도 엄청난 영업상 피해를 봐야 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곰 수색을 위해 현장에 나가 있던 소방관 등의 식사가 제대로 제공이 안 돼 한때 의왕시 예산으로 공수하는 등의 불편도 뒤따랐다는 점이다.

전국적 이목을 사로잡은 꼬마가 청계산 이수봉에 설치한 포획틀에 잡혀 결국 대공원에 돌아갔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뒷맛이 개운치 않은 이유가 거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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