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직 재능대학 교수/ 호텔관광계열 중국관광전공

 베이징은 곧 정치의 계절이 된다. 양회(兩會·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베이징은 매년 3월이 되면 이 두 회의의 전국 대표들이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한 중국 전역에서 모여든다. 이때가 되면 베이징은 세계의 주목을 받는다. 이는 양회를 거쳐 단기적으로는 그해의,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향후 5년간의 중국 모습과 방향을 전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최고 국정자문기구인 정협과 의회격인 전인대는 올해 3월 3일과 5일에 각각 개최된다. 이 양회가 올해 특별히 주목받는 것은 올해가 중국의 제12차 5개년 계획(12·5계획)이 추진되는 원년이고 정치적으로는 후진타오 정권의 임기가 내년이면 종료되어 새로운 5세대 정치지도가가 전면에 부상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튀니지와 이집트의 독재정권을 축출시키고 중동 각지에 반정부 시위를 불러일으킨 재스민 혁명이 중국으로까지 확산될까 중국 당국이 중동발(發) 재스민 혁명의 여파에 바짝 긴장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인터넷에서는 재스민 혁명을 위한 민주화 시위를 열자고 촉구하는 성명이 등장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올해 양회의 관전 포인트는 다음과 같이 정리될 것이다.
첫째, 향후 5년간의 중국 경제 발전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10월 개최된 중국 공산당 제17차 당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7기 5중전회)에서 12·5계획의 대략이 나타났다. 이 회의에서 중국 정부는 전략산업 및 내륙지역 개발을 위해 4조 위안(약 670조 원)을 투입하고, 특히 이 자금을 신생에너지, 신재료, 정보기술, 바이오 및 신약, 에너지 보존 및 환경보호, 우주과학, 해양, 첨단 제조업, 하이테크 서비스 산업 등 9개 분야에 집중 투입하여 향후 5년간 7% 내외의 경제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였다.
또한 새로운 경제정책 노선도 제시될 예정이다. 개혁개방 이후 양적 발전과 1990년대 질적 성장 모토에서 앞으로는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을 새로운 경제기조로 결정했다. 이는 후진타오 주석이 주창한 것으로 산업 간·지역 간·계층 간 불균형을 해소함으로써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추구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다.
둘째, 향후 중국호를 이끌 포스트 후진타오 시대의 새로운 정치 지도자의 전면 부상이다. 이 포인트 또한 17기 5중전회에서 시진핑(習近平)국가부주석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선출함으로써 그 윤곽이 나타났다. 시진핑 부주석은 이에 따라 후진타오 주석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사실상 확정돼 2012년 10월 공산당 대회에서 당 서열 1위 자리를 이어받고, 다음 해 3월 전인대에서는 국가주석직도 승계할 예정이다. 이때 중국 최고 권력집단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시 부주석과 리커창 부총리를 제외한 7명이 모두 은퇴하고 보다 젊은 새로운 지도자들이 중국을 책임지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무척 흥미로운 것은 중동발 재스민 혁명으로 인한 중국인들의 민주화 열망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응이다. 최근 중국 내부에선 빈부격차의 확대로 집단시위가 빈발하면서 사회불안이 커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치개혁이 없다면 경제발전의 성과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원자바오 총리의 일성으로 향후 정치개혁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과 같은 관전 포인트를 중심으로 새봄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양회를 주목하면 앞으로 새로운 30년의 중국을 내다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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