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50주년을 맞은 인천 여성교육의 명문 인일여자고등학교의 박춘순(2회 졸업생)총동창회장을 5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만났다.

인일여고 개교 50주년 기념행사 준비에 몸살까지 났다는 박 회장의 첫 인상은 ‘작지만 강하고 멋진 여성’이라는 표현이 적절했다.

박 회장은 이번 개교 50주년 행사의 의미를 “반세기를 내다보는 초석”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지난 1961년 개교해 오는 7일이 50주년이다. 100주년 기념행사에 오늘 행사가 의미있는 자료로 사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부터 총동창회장직을 맡으면서 박 회장은 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그녀는 업적을 남긴 것이 아닌, 미래 학생들을 위한 학교 자료를 축적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인일여고는 7일 연혁관을 개관한다. 이 역시 박 회장이 사비를 털어 학교 빈 교실을 활용해 학교에 기증하는 공간이다.

박 회장은 “학교에 역사적인 공간이 필요할 것 같아 빈 교실을 리모델링한 연혁관을 생각했다”며 “학생들이 흥미있게 볼 수 있는 교복 및 교훈 변천사, 학교 관련 옛 물건 등 자료를 모아 의미있는 공간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연혁관이 앞으로 반세기가 지나 개교 100주년에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인일여고 총동창회장으로서 그녀는 ‘총동창회 분위기 살리기’에 열심이다.

총동창회는 박 회장이 취임하고 수많은 행사를 치렀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동문들의 기증물품으로 마련한 바자회를 열어 1천만 원 이상의 발전기금을 모았고, 160명의 동문들이 함께 경북 경주로 추억의 수학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여행지를 경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여고생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고 했다.

박 회장이 기억하는 학교생활에서의 가장 인상 깊은 추억은 만국공원(현 자유공원)에서 날아오는 아카시아 향에 취해 교정을 거닐던 것. “당시 교화(校花)가 아카시아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며 “한여름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아카시아 향을 맡고 기분 전환을 하곤 했다”며 학창시절을 회상했다.

박 회장은 후배 동문들에게 뜻깊은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여자고등학교 총동창회다 보니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고 활동도 활발하지 않다”며 “우리 후배들이 앞으로 여성의 역할이 중요해진 현 시점에서 보다 튼튼하고 건강한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