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영우 인천항만연수원 교수부장/공학박사

 글로벌 경제시대에 세계화에 따른 기업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다국적기업들은 항만 및 배후단지에 거점물류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기업경영의 효율화를 도모하고, 제조와 물류산업의 국제 분업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진 물류국가에서는 이미 20여 년 전부터 항만배후부지에 물류 비즈니스 모델을 결정하고, 특화된 부가가치 산업클러스터 형성을 통한 항만배후단지 활성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항만 관련 기관과 직간접 산업 주체들도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항만배후부지 조성과 활용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증대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인천항에서도 늦었지만 협소한 배후부지에 어떻게 하면 인천 지역에서 특화할 수 있는 산업을 유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과 타 항과의 비교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물류 비즈니스 모델을 결정해 항만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제적인 흐름에 적극 동참해야 할 시점이다. 
여기에는 지자체와 항만 관련 정부기관의 적극적·전향적 자세, 타 항과의 임대료 수준의 비교, 그리고 수도권의 배후권역이라는 이점과 인천 지역 특성 및 산업 현실을 고려한 ‘선택과 집중’ 방식에 따른 적합한 입주업체 선정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인천항 발전’이라는 화두로 결집된 항만 관련 민·관·연 협의체를 구성해 상호 긴밀한 협력과 협의를 통한 최적의 발전적인 모델을 도출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같은 협의체에서 다루어야 할 부분은 글로벌 무한경쟁의 시대에 정부의 녹색물류(Green Logistics)정책에 부합하고 핵심적인 산업을 특화할 수 있도록 업종별로 클러스터를 형성, 산업공정별로 물류공동화와 분업화를 함께 도모해 배후단지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하는 것이라 사료된다.

개인적으로는 부가가치 물류의 성장이란 측면에서 다품종·소량·적기 수송 등의 소비자 행태 변화로 다양한 고객의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해 유통단계를 축소하고 유통거리를 단축할 필요성이 적극적으로 제기되는 시점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최종 소비지에 인접해 상품을 마무리하는 조립·가공과정과 검사·유통·포장·서비스 기능을 갖춘 부가가치 물류센터의 확충과 제조업 측면에서도 하역과 생산 및 유통 기능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핵심 산업을 클러스터화해 집중적으로 육성·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것을 강조하고 싶다. 
인천항의 최대 고객은 화주와 선사다. 과연 이 시점에서 인천항의 화주와 선사와 같은 고객의 목소리(Voice of Customer)는 무엇인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귀를 기울이고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정책적인 면에서도 행정편의주의적 관료사상에서 벗어나 인천항의 직간접 산업들이 미래 지향적 신성장 동력산업이 될 수 있도록 항만배후단지 조성과 관련한 제도 개선과 지원, 고객의 요구에 부합되는 맞춤형 단지 조성, 업종별 집적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 및 효율성을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사명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인천항의 화물전이 및 지역 제조업의 이탈 등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수도권의 대표적인 관문항, 대중국·대북한의 전초기지, 동북아 물류중심도시는 피상적이고 멀기만 한 이상향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며칠 전 월미산에 올라 인천내항과 외항을 바라보니 텅 빈 선석과 갑문을 오고가는 선박들의 한산함에 인천을 사랑하고 아끼는 물류인의 한 사람으로서 봄 햇살이 마냥 따뜻하지만은 않았다. 인천항이 마치 명절을 앞둔 전통시장처럼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로 북적대고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물동량이 넘쳐나서 각종 선박과 하역 및 운송장비, 하역인력이 한데 어우러져 정신없이 힘차게 돌아갈 수 있는 미래의 그날을 두 손 모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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