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최근 성장하고 있는 말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장제사(裝蹄師)가 유망 직종으로 부각되면서 20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장제사는 편자를 만들어 말 발굽에 부착하는 말 관련 전문직이다.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직업으로 치부됐던 장제사는 경마·승마 분야를 중심으로 억대 연봉자가 나오는 등 최근 전문직으로 인정받고 있다. 때문에 20~30대 젊은이들 중심으로 남들이 선택하지 않은 ‘유망한 직장’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올해 KRA가 실시하는 장제 보조 교육생 모집에서 2명 모집에 20~30대 20여 명이 응모해 1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 교육과정에 입학하면 교육비 전액을 무료로 지원받고 향후 2년간 KRA 임시 직원의 신분으로 안정적인 장제 교육을 받게 되며, 교육 수료 후에는 장제사 자격시험을 거쳐 개업장제사로 일할 수 있다.
2010년 기준으로 국내에 장제가 필요한 말은 1만2천여 마리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며, 말산업 육성법 공포에 따른 승마산업 성장으로 장제시장은 최소 10배 이상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말산업 육성법에는 장제사를 국가자격증으로 규정하고 있어 앞으로 장제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경주마들의 생명과도 같은 귀한 발에 편자를 박는 윤신상(28)씨와 장원(26)씨는 올해 최연소 KRA 공인장제사다. 장제사라는 직업은 직업적 특수성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에는 60여 명밖에 없는 희귀 직업이다.

서울경마공원 승마훈련원에 위치한 장제실. 두 사람은 뜨거운 화덕 앞에서 쉴 새 없이 메질을 하며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두들기고 다지고, 벌겋게 달궈진 편자들은 두 사람의 손기술에 의해 경주마의 발에 맞게 맞춰진다.

대학에서 토목과를 졸업하고 승마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말이 좋아 이 일을 선택하게 됐다는 윤신상 씨는 “진정한 장제사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을 좋아하고 잘 알아야 한다”며 “말 다리에 이상이 없는지, 어떻게 아픈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제사는 고가의 경주마를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기술과 노련미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야간대학 기계설계학과를 다니며 장제일을 하고 있는 장원(26)씨는 한국 장제의 최고봉에 오르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앞으로 전망도 있기 때문에 기술만 좋다면 이만한 직업이 없어요”라며 “뜨거운 화로 속에서 힘들게 작업해서 완성된 편자를 부착한 마필이 편안하게 잘 걷는 모습을 볼 때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모든 피로가 한꺼번에 풀린다”고 했다.

말이 걷는 모습과 소리만으로 말의 아픈 다리를 찾아낼 수 있는 1급 장제사는 국내에 단 5명뿐이다.
때문에 최고 수준의 1급 장제사의 연봉은 약 1억5천만 원에 이른다. 3급 신입 장제사의 경우는 연봉 2천만 원 정도다. 그리고 1급 장제사가 되기 위해서는 20년 가까운 인고의 세월이 필요하다.

공인장제사가 되기 위해서는 서울경마공원에서 시행하는 2년 과정의 장제보조 교육과정을 마치고 장제사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3급 KRA 공인장제사가 될 수 있다. 3급 면허 획득 후 5년 이상의 실무경험이 있어야 2급 면허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생기고, 2급 면허 획득 후 10년 실무경험을 있어야 최고의 1급 장제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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