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국내 우수 방송영상산업체를 적극 유치하면서 고양시가 전 시정 역량을 모아 펼쳐 온 방송영상산업 육성사업이 물거품될 처지에 놓였다. 특히 시가 145억 원 상당의 임대료를 주고 임차해 이들에게 싼 가격에 재임대한 건물이 법원에서 경매절차가 진행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말썽을 빚고 있다.

20일 시에 따르면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869 소재 지하 4층·지상 15층짜리 SK엠시티(M-City) 타워 중 2층부터 9층까지 총 1만9천766㎡를 지난 2009년 1월부터 2010년 2월까지 3차례에 걸쳐 144억9천만 원을 주고 5년간 임대했다.

이후 시는 이 건물에 국내 우수 방송영상 관련 25개 산업체를 유치하면서 관련 입주업체들에게 보증금과 관리비를 포함해 3.3㎡당 월 15만 원씩의 싼 비용으로 재임대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문제의 건물은 이미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높은 공실률을 견디지 못하고 수백억 원 상당의 은행빚을 지는 등 재정난을 겪었고, 결국 지난 1월 24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임의경매 절차가 진행됐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시는 건물주를 상대로 한 구상권 확보 등의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뒷짐을 져 오다가 현재 자칫 임대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도 못한 채 건물을 비워 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실제로 이 건물은 지난달 30일 열린 1차 경매에서 최저 낙찰가 1천5억4천100만 원으로 입찰됐지만 유찰되면서 예상 낙찰 가격이 이미 20% 떨어지는 등 큰 손실을 볼 전망이다.

특히 지역 내 경매업계의 한 컨설턴트는 “이 건물은 최소 4~5번의 유찰이 점쳐진다”며 “따라서 최저 낙찰가가 500억 원 수준에도 못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결국 이 건물은 1차 설정권자인 금융권의 빚을 정리하는 데 그칠 전망이어서 시가 낸 임대보증금 145억 원은 보전받기 힘들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시 민생경제국 김경주 국장은 “현재 시 고문변호사를 통해 문제의 임대보증금이 ㈜교원나라저축은행과 농협에 각각 질권이 설정된 상태인 것을 확인했다”며 “따라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나 예의 주시하면서 시의회 상임위에 이를 보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지난해 3월께 문제의 건물을 980억 원에 직접 매입을 추진했지만 시의회의 거센 반대로 무산된 바 있고 이 건물의 2차 경매는 이달 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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