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우리 아이들이 교통법규를 위반한 차량들 때문에 꽃도 피워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만…”
27일 오전 9시 40분께 고양경찰서 경비교통과 정원대 과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서글픈 독백과도 같은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사연인즉, 최근 고양시 덕양구 행신3동 햇빛마을 18단지와 19단지를 연결하는 도로에서 지난 14일과 17일 불과 사나흘 만에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숨지고 초등학생이 다치는 교통사고가 잇달아 발생한 데 따른 답답한 심정을 토로한 것이다.

실제로 이곳에서 발생한 사고들은 관내 학원차량들이 불법 U턴과 중앙선 침범 및 주정차행위를 빚은 탓에 학생들이 등하굣길은 물론, 방과 후 학원길까지 위험에 노출되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심리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정 과장은 “사고 이후 주민들의 동요를 살핀 행신3동 이현옥 동장께서 왕정옥 시의원과 함께 우리 경찰에게 이 지역에서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주민간담회 등 대책을 마련하자고 제의해 와 지난 22일과 23일 연이틀 머리를 맞대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오는 7월 4일에는 주민대표들과 유관기관들이 토론회를 겸한 실질적인 대안 찾기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현재 사고지역을 중심으로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와 차량들의 U턴 금지 및 비보호좌회전 표지판 설치, 방범CCTV 설치 등의 대안을 일부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런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우리 경찰은 지난 18일부터 고양서 관내 모든 도로에서 학원차량들의 교통법규 위반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역사회에서 적잖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김태현(한·고양 덕양을)국회의원도 사고 현장을 방문하고 대책 마련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학생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 및 지도·감독기관인 고양교육지원청은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은커녕 제대로 된 사태 파악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와 관련, 고양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의 담당장학사가 이날 오후 2시 21분부터 10여 분 동안 가진 전화통화에서 “학생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우선 유선보고를 통해 상황을 접수받고 사안조사를 의뢰한 뒤 도교육청에 종합보고를 낸다”며 “올해는 가람중·가람초와 관련한 어떤 보고도 받은 바 없다”고 말한 점은 이를 뒷받침하고도 남는다.

참으로 고양교육이 흔들리고 있는 안타깝고 초라한 한 단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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