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화학농약과 화학비료 등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제품이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지구의 대기오염과 생태계의 파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유기농은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 깨끗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데 따른 것이다.

경기도는 수도권 2천400만 주민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고품질의 먹을거리를 공급하기 위해 팔당지역을 청정 클린농업지역으로 조성할 계획이며, 지난해 서울대학교 용역을 통해 팔당친환경농업발전 장기계획을 수립했다. 도는 이에 오는 9월 28일 개최되는 세계유기농대회와 광주시에 건립된 친환경농산물 전용 물류센터를 연계해 팔당지역을 유기농업의 메카로 육성한다는 전략으로 지난 2009년부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유기농의 중요성
유기농업운동이 시작된 1980년대 중·후반에는 유기농산물 유통의 90% 이상을 생활협동조합이 담당했다. 생협에서는 유기농산물 가격을 결정할 때 생산농가가 제시하는 생산비를 최대한 존중해 반영하고 가격도 일반 시장과는 달리 연중 동일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데, 유기농산물을 비시장재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반 농산물은 시장에서 그날그날의 수급 상황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생산비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으나 유기농산물의 경우는 화학자재의 사용을 피하는 만큼 병해충 발생 등에 대한 위험 부담이 크며 그만큼 환경의 지배를 크게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유기농업은 안전한 먹을거리의 생산이라는 차원을 넘어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발휘하고 생물다양성 보전 등 자연환경(생태계)의 보전과 이를 통한 농업생산력의 유지·증진, 지역유통·로컬푸드운동과의 연계를 통한 지역농업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 국민의 후생 증진에 기여한다.
이에 따라 현재의 유기농산물 가격은 사회적 편익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고려한다면 결코 비싼 것이 아니다.

 # 유기농산물의 인증기준
우리나라는 지난 2001년부터 친환경농업육성법을 근거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의무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도는 소비자에게 보다 안전한 친환경농산물을 전문 인증기관이 엄격한 기준으로 선별·검사해 정부가 그 안전성을 인증해 주는 제도다.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는 생산자가 친환경농산물로 판매할 때는 반드시 인증을 받아야 하고 인증마크를 부착해 판매해야 하는데, 인증마크가 붙어 있는 상품은 각 재배기준에 적합한 생산 방법을 준수한 농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친환경농산물의 인증은 ▶3년 이상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농산물을 유기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농산물(비료는 ⅓ 이하)을 무농약 ▶농약과 화학비료를 기준량의 ½ 이하로 사용해 재배한 농산물을 저농약 등 3단계로 나눠진다.

2010년부터는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고 구매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저농약인증을 폐지, 유기와 무농약으로 단계를 축소한다.

친환경농산물 유기농산물은 경영관리, 재배포장(토양) 등 7가지 기준을 준수해야 인증받을 수 있다.

# 전 세계 유기시장 규모와 국내 시장 규모
전 세계 유기식품 시장 규모는 북미 25조 원(213억 달러), 유럽 23조 원(198억 달러), 아시아와 태평양 6조5천800억 원(56억 달러) 등 총 55조 원(468억 달러)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유기농화장품 시장 규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은 2008년 12월 25일 환율기준 8조1천144억 원(68억 달러), 지난해는 8조5천848억 원(73억 달러), 올해는 9조2천904억 원(79억 달러)으로 매년 7%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2009년 국내 유기식품 시장 규모는 2008년보다 897억 원 증가한 4천43억 원으로 유기신선식품 1천885억 원과 유기가공식품 2천158억 원이다.

유기가공식품에 사용된 국산 원료는 296억 원이고 수입 원료는 1천547억 원, 수입 완제품은 315억 원으로 나타났으며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유기가공 식품 연평균 성장률은 23.3%로 올해에는 4천23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산 원료로 국내에서 가공하는 유기제품의 경우 주로 소규모 업체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수입 원료로 국내에서 가공하는 유기제품의 생산은 유기가공식품 사업을 선도하는 대기업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국내 유기가공 관련 업체들은 수차례 중국산 불량식품 파동 등으로 도민들이 유기가공식품의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유기농식품은 국내에서의 원료 수급이 불안정해 국산 유기농산물의 100% 조달이 어렵기 때문에 해외에서 유기원료 수입이 불가피한 실정으로 유기농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도내 친환경농산물로 인증된 유기농가는 용인 167곳, 안성 268곳 등 모두 923곳이다.

실제로 전국 최초로 된장·간장 등 장류 부문에 국산 유기가공품을 인증받은 양평군 소재 가을향기농장은 현재 장류 전 품목을 비롯해 15개 품목에 국산 유기가공품을 인정받고 있으며 직접 유기재배한 농산물을 주원료로 사용, 한국을 대표하는 장류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하암반수(관정5공 150~200㎜)로 청정한 미나리를 생산하고 있는 수원시 소재 우성미나리농장 고기성 대표는 종합한방영양제, 황태아미노산, 고등어아미노산, 미나리녹즙, 한방해충기피제 등을 직접 제조해 사용하고 있다.

고 대표는 지난 30여 년간 미나리 재배에 전념, 재배 경험과 우수성을 배우고자 하는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 제17차 세계유기농대회
최근 선진 각국이 국민들의 건강과 지구환경 보전을 위해 유기농으로의 전환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가 유기농을 신성장 녹색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도는 이를 위해 오는 9월 제17차 세계유기농대회를 개최하고 이를 기념해 유기농산물 먹기 운동을 범국민적 운동으로 펼쳐 나가며 유기농 재배면적을 현재 1천443만㎡에서 9천만㎡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수도권과 인접한 곳에 대단위 유기농특구를 신설하고 유기농산물 가공식품, 화장품, 의류, 가구 등 매출 100억 원 규모의 유기농 관련 기업 100개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17차 IFOAM 세계유기농대회는 9월 28일부터 10일간 팔당지역에서 개최되며,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의 친환경농업 위상 제고와 국내 친환경농업과 관련 산업의 발전 및 유기농산물 소비 확산에 기여함은 물론 국제 행사 유치를 통한 관광수입 증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제17차 IFOAM 세계유기농대회 개최를 통해 한국과 세계의 유기농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성공적인 대회 개최와 우리나라 유기농업 발전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우리 농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농업인들과 협조를 통해 친환경농업을 육성, 한국을 세계 최고의 유기농업 국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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