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섬돌 같은 주상절리 협곡이 펼쳐 있어 ‘체천’으로 불렸던 포천 한탄강이 한탄강댐 건설을 계기로 대한민국 대표 레포츠 중심지로 재탄생하고 있다.
   
 

북한 평강에서 발원하는 한탄강은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포천을 통과해 연천에서 임진강과 합류하며 총길이는 136㎞에 달한다. 화산 폭발로 형성된 추가령구조곡의 골짜기를 흐르면서 언저리에 주상절리와 계곡이 발달해 현무암 협곡지대를 이루며, 포천시 관내를 통과하는 길이는 약 40㎞다.

한탄강은 그동안 상수도보호구역 등 규제로 인해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으나 한탄강댐 건설로 상수원보호구역이 해제됨에 따라 포천시는 한탄강경승지 지정 및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해 ‘한탄강 8경’을 지정하고, 아름다운 절경을 따라 시원하고 짜릿한 맛을 즐길 수 있는 ‘포천래프팅’을 개장해 누구나 쉽게 와서 즐길 수 있도록 한탄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포천시는 한탄강 주변 홍수터에 오토캠핑장과 트레킹 코스, 전망대, 체육시설, 체험마을 등 복합관광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 제1경 한탄강 대교천 현무암 협곡(관인면 냉정리)
한탄강 대교천 현무암 협곡은 경관이 수려하며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4년 천연기념물 제436호로 지정됐다. 대교천은 한탄강의 지류로 계곡이 좁고 깊어서 협곡이라고 하며, 총길이는 약 1.5㎞이다.
협곡은 굴삭작용 및 마식작용에 의해 형성된 폭 25~40m, 높이는 약 30m에 이르는 하상지형으로 다양한 주상절리가 발달해 있고 현무암 평원이 유수에 의해 형성된 여러 형태의 지형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협곡 양측 절벽 추가령 현무암의 K-Ar법(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연대측정법)에 의한 절대연령은 약 27만 년 전에 분출한 용암이 최소한 3번의 분출 단위를 보이는 추가령 현무암으로 구성되며, 한반도 제4기 지질과 지형 발달을 이해하는 데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협곡의 양쪽 벽을 이루는 현무암 용암층의 두께가 매우 두꺼워서 기둥 모양의 주상절리, 수평 방향으로 쪼개진 판상절리, 부채꼴 모양의 방사상절리 등 여러 절리가 발달돼 있다.
한탄강 대교천 현무암 협곡 내에는 과거 무당들의 제사지였다고 전해 내려오는 무당소가 위치하며, 다른 지역에서 관찰하기 힘든 절리인 방사상절리는 부챗살이 펴진 모양과 유사하다고 해 부채바위라 불린다.

# 제2경 샘소(관인면 냉정리)
샘소는 사계절 수량이 변하지 않는 이름난 샘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샘소 인근은 현무암 주상절리가 잘 발달돼 있어 경관이 뛰어나다. 이곳에는 궁예와 관련된 자원들이 분포하는데, 왕제(왕제탄 또는 왕제여울)라 불리는 곳은 궁예가 왕건에게 쫓겨 도망을 가다 하늘에 제사를 지낸 작은 못이라고 전해 내려온다. 왕제 아래에는 말등소라는 소가 있는데, 궁예가 왕건에게 쫓길 당시 말을 타고 가다가 쉬어 간 곳이라는 설화가 전해 내려오고, 궁예가 말을 타고 가다가 말이 너무 힘들어 이곳에다 똥을 쌌다고 해서 말똥소라 불리기도 한다.

# 제3경 화적연(영북면 자일리)
화적연은 한탄강변에 13m 정도 높이로 솟아 있는 화강암 바위와 깊은 연못을 일컫는다. 우뚝 솟은 화강암 바위를 물줄기가 휘감아 돌면서 깊은 소를 만들었다.
화적연(禾積淵)은 볏가리소의 한자역으로, 바위가 마치 볏짚단을 쌓아 올린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어 이같이 불린다.

겸재 정선이 금강산 가는 길 이곳에 들러 화적연을 화폭에 옮겨 놓기도 했다. 오래전부터 사랑받아 온 절경이다. 화적연은 영험한 기운을 빌려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기도 하다.

# 제4경 멍우리 주상절리대(관인면 중리)
멍우리 지역은 한탄강변 절벽을 끼고 입구가 나 있어 예부터 ‘술 먹고 가지 말라’고 할 정도로 낭떠러지로 된 험로이다. 조심하지 않고 넘어지면 몸에 멍우리가 생긴다는 뜻에서 멍우리라는 지명이 붙었으며, 한탄강변을 따라 주상절리가 잘 발달돼 경관이 수려하다.

# 제5경 교동 가마소(관인면 중리)
한탄강의 지천인 건지천 하류 부근의 현무암 계곡으로 소의 모양이 가마솥처럼 생겼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가마소 내에는 작은 폭포가 있는 폭포소, 용이 놀았던 소라고 해서 이름 붙여진 용소, 궁예가 옥가마를 타고 와서 목욕을 했다고 하는 옥가마소 등의 소들이 있으며 하천의 수량이 풍부한 곳이다.

# 제6경 비둘기낭(영북면 대회산리)
불무산에서 발원한 대회산천의 말단부에 현무암 두부침식으로 형성된 협곡으로 대회산리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이곳에서 폭포수를 이루며 지나가 한탄강과 합류한다. 대회산리 음골에서 한탄강 쪽으로 400m 가량 가면 단풍나무와 잡목숲으로 둘러싸인 기암절벽 폭포가 있는데 이를 비둘기낭이라 한다.
언뜻 보기에는 평지 같으나 논 옆 숲으로 가까이 접어들면 40m 수직 낭떠러지가 있다. 이곳에는 예로부터 겨울이면 수백 마리의 산비둘기가 서식해 비둘기낭이라 부르게 됐다.
한탄강변에 있던 폭포가 수십만 년 동안 두부침식으로 인해 뒤로 물러나면서 깊은 계곡과 함께 아늑한 보금자리를 형성한 것이다. 이 폭포에서 쏟아져 내리는 장쾌한 물줄기와 그 아래 푸른 빛의 물이 주변의 주상절리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절경을 보여 준다. 주변에는 은장산과 불무산이 동남쪽에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서북쪽 기슭에는 한탄강이 흘러 경관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한여름에는 서늘한 기운이 느껴져 피서지로 제격이다.
비둘기낭은 최근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다.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천명공주 역할을 맡은 박예진이 덕만공주를 대신해서 독화살을 맞고 최후를 맡게 된 장소이다. 또 드라마 ‘추노’에서 혜원 역할을 맡은 이다해가 부상을 입었을 때 태하 역의 오지호가 이다해를 업고 데려가 치료해 줬던 장소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 제7경 구라이골(창수면 운산리)
구라이 지역은 바위굴이 있는 위쪽에 있다고 해서 굴과 바위가 합쳐져 굴아위라 하는데, 이의 변음으로 구라이가 됐다. 현무암 침식지역으로 약 40m 길이의 주상절리 협곡이 잘 발달돼 있다.

구라이골은 운산리 마을의 작은 물길 속에 숨은 비경으로 짙은 숲이 하늘을 덮고 있어 항시 물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다.
# 제8경 아우라지 베개용암(창수면 신흥리)
아우라지 베개용암이 위치한 곳은 영평천과 한탄강이 만나는 지점이다. 아우라지는 두 강물이 만나서 어우러지는 곳이라는 뜻으로 우리나라에도 여러 지역에 아우라지라는 지명이 있다.
베개용암은 현무암이 물과 만나 급랭하는 곳에서 베개 모양으로 둥글게 만들어진 것이다. 흔히 볼 수 없는 구조인데, 이곳에서는 여러 개의 베개를 쌓아놓은 듯한 베개용암을 볼 수 있다.
베개용암은 오리산에서 분출한 용암이 구 한탄강 유로를 따라 흐르다가 물이 고여 있는 곳에서 물과 만나 급랭해 형성된 것이다. 현무암질 용암은 온도가 약 1천200℃ 정도 되는데, 물과 만나니 바로 냉각돼 굳어 버렸다. 또 뒤에서 밀려오던 뜨거운 용암이 굳어 버린 현무암의 틈으로 빠져나와서 또 굳어 버리고 이렇게 해서 베개용암이 만들어졌다.

아우라지 베개용암은 맨 아래에는 선캄브리아대 변성암이 놓여 있고 그 위에 둥글둥글한 베개용암이 있다. 베개용암이 있는 곳에 예전에 물이 있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위에는 주상절리가 발달된 현무암이 놓여 있다. 이 현무암은 물이 없는 곳에서 용암이 냉각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베개용암의 단면을 확대하면 둥글둥글하게 만들어진 베개용암이 침식에 의해 깎여 나가서 단면을 관찰할 수 있다. 베개용암의 단면을 보면 어금니처럼 방사상으로 절리가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런 어금니 모양의 방사상절리는 베개용암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특징이다.
# 포천래프팅(영북면 자일리~대회산리 9㎞ 구간)
포천시는 영북면 자일리에서 대회산리까지 한탄강 유역 9㎞ 구간에 선착장, 휴게실, 주차장 등을 갖춘 수상레저시설 ‘포천래프팅’을 지난달 8일 개장했다.

한탄강 대협곡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에도 불구하고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있어 그동안 접근이 쉽지 않았으나, 지난해 말 상수원보호구역이 해제되면서 래프팅 코스가 개발돼 자연을 보전하면서 협곡을 탐방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
포천래프팅 코스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절경이고, 곳곳에 급류와 여울이 있어 최고의 자연경관과 스릴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멍우리 주상절리대와 화적연의 아름다움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포천시는 래프팅 운영을 시설관리공단에 위탁하고 발생된 수익금은 한탄강 유역 주민들의 지역발전기금으로 사용해 지역주민의 소득 증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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