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남동구 장수·서창동 만의골에서 지난 24일 열린 ‘소래산 가을이야기 산상음악회’ 장소는 그린벨트지역으로 무대 등 가설건축물이 들어설 수 없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이곳은 인근 상가에서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안재균 기자
인천시 남동구 그린벨트지역에 불법으로 무대를 설치하고 개최한 음악회에 관할 구청장과 국회의원 등 여야 정치인들이 참석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내년 총선이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오고 대선까지 있다 보니 ‘불법’이라도 표를 의식해 참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27일 남동구에 따르면 남동구 장수·서창동에 위치한 만의골에서 영업 중인 상인들이 지난 24일 소래산 입구에서 음악회를 주최했다.
상인들이 이날 주최한 ‘소래산 가을이야기 산상음악회’에는 인기 연예인 등이 출연하면서 1천500여 명의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고, 행사가 성황리에 치러지자 이곳 상인회장은 행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음악회가 치러진 곳은 그린벨트지역으로 무대 등 가설건축물이 들어설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음악회를 위해 불법으로 무대를 설치한 것.
더욱이 만의골에 있는 음식점들의 경우 지난해 8월 인천시 특별사법경찰수사팀에 ‘영업장 무단 확장에 따른 건축법 위반’으로 관할 남동구로부터 영업정지 또는 과징금이 부과된 곳으로, 현재까지 몇몇 업소는 무허가로 영업하고 있다.

이곳 사정이 이런데도 관할 구청장과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을 비롯해 일부 시의원과 구의원들은 음악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위해 불법이 자행돼도 표를 얻기 위해 행사에 참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시민 등 사이에서 일고 있다. 특히 행정 잣대를 명확히 적용해야 하는 관할 구청장이 음악회에 참석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민 임모(54)씨는 “음악회가 열린 이곳은 그린벨트지역이지만 인근 상가에서 평소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곳”이라며 “행사를 위해 불법으로 진행되는 곳에 정치인들이 표를 의식해 참석하는 모습은 보기가 안 좋은데 구청장까지 참석하다니 불법을 눈감아 주는 행위가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구 관계자는 “다소 문제가 있는 곳에 초청장이 와서 아무런 의도 없이 순수한 의미로 지역 내 행사에 참석한 것”이라며 “표를 의식해 참석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역구 국회의원 보좌관 A씨 역시 “구청장이 참석하는 지역 내 행사장에 문제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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