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가족들과 함께 보내지 못한다는 것이 아쉽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봉사할 수 있다는 보람으로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남들은 온가족이 모여 앉아 명절 차례상 준비로 여념이 없을 무렵 구급대원 안옥배(34·여·인천시 남동구 남촌동)씨는 교대시간을 맞추기 위해 인천남부소방서로 출근해야 한다.
 
안씨는 오랜 간호사 생활을 접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위해 지난 97년 처음으로 시행된 경력간호사 구급요원 채용을 통해 소방서에 입사, 어느덧 5년 차를 맞이하고 있다.

“입사 초창기에는 몹시 힘들었어요. 출동을 나가 만취한 시민으로부터 얻어맞기도 많이 맞았는데요 뭐”라고 말하는 안씨.
 
어느 정도 적응이 됐을 법도 하지만 아직도 어린 남매를 놔두고 집을 나설 때면 마음 한구석이 시리다는 안씨는 입사하고 처음 맞았던 지난 98년 추석 근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단다.
 
상황실로부터 출동명령을 받고 사고현장에 도착해 보니 10살난 남자아이가 문에 다리가 낀 채로 엘리베이터가 운행돼 한쪽 다리가 뼈만 앙상하게 남는 큰 부상을 당했던 것.
 
얼마나 놀라고 가슴이 아팠는지 어떻게 응급처치를 하고 병원으로 옮겼는지 도저히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는 안씨다.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고 시부모가 돌보고 있는 어린 남매를 생각하면 구급대원을 그만두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지만 어려움에 처한 환자를 돌보는 이일을 도저히 그만둘 수 없단다.
 
“벌써 소방서 밥을 5년이나 먹었지만 사고현장에서는 나의 판단에 의해 환자의 생명이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항상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다”는 안씨는 언제 있을지 모를 출동대기 시간에도 새롭게 쏟아져 나오는 구급장비 사용법을 익히느라 언제나 책과 씨름하고 있다.
 
“열심히 근무를 마친 후에는 길지 않은 휴일이나마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보내야지요.”
 
남들이 편하게 쉬는 휴일이 오히려 더 바쁜 안씨는 그러나 미소를 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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