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간호사 출신이면서 6년째 요금징수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한국도로공사 제 1경인고속도로 인천영업소 이용주(49·여)씨.
 
이씨는 간호사 시절에도 그랬지만 징수원으로 근무하면서 추석, 설 명절 때 벌초를 하거나 고향을 찾은적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씨의 근무시간이 이틀 야간·이틀 오전·이틀 오후에 3교대, 하루 평균 요금 징수 받는 차량만도 3천여대이기 때문에 자리를 지켜야만 비울 수가 없다.
 
특히 반 평 남짓한 공간에서 8시간 내내 의자에 앉아 있으면서 요금을 징수받기 때문에 팔과 온몸이 저리지만 고객가운데 `수고한다'는 말을 들을 때면 보람을 느낀단다.
 
이에 이씨도 고객들의 서비스를 위해 밝은 미소를 머금고 고객들을 상대하고 있다.
 
“명절날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고향으로 향하는 가족단위의 고객을 보면 솔직히 부럽긴 해요”라면서도 “게이트 한 곳이라도 더 열어놓아야 고객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고향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그나마 위안이 돼요”라며 미소를 짓는다.
 
이처럼 이씨와 같이 이번 추석연휴 벌초나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는 인천영업소 징수원은 모두 106명.

전체 120명 가운데 쉬는 인원은 고작 14명에 불과하지만 그들도 추석 당일 하루만 쉴 뿐이란다.
 
이씨는 “매년 명절때면 남편, 아이들과 함께 1주일전에 벌초를 다녀온다”며 “추석 당일 벌초를 하고 싶긴 하지만 그렇게 되면 누군가가 나를 대신해 일을 해야 하는데 동료의 명절을 빼앗을 수 없잖아요”라며 동료애까지 발휘한다.
 
이번 추석연휴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묻자 “아이들이 만두를 먹고 싶다고 하기에 송편과 만두속을 준비해 놓았다”며 “어차피 못가는 벌초, 명절날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것도 괜찮고 행복한 것 같다”며 애써 위안을 삼으려는 이씨의 모습에 장인정신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함께 담겨져 있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