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시공을 맡고 있는 한 건설회사 관계자는 피복벽을 받쳐주는 갯골의 지반이 약해 지난해부터 조금씩 무너져 왔으며 매립지역인 관계로 한 곳이 무너지면 붕괴위험이 예상돼 당국에 알렸다고 증언하고 있다. 더욱 한심스러운 것은 인천시가 지난해 가을 붕괴된 모습의 사진을 부탁해 보내줬지만 상황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지속적인 계측, 기록 등 보수공사에 대한 아무런 대처방안을 강구하지 않은 채 방관해 오고 있다는 것이다. 붕괴위험 사실을 알고도 방치되고 있는 이유인즉 국고지원 보수공사로 예산을 받지 못해 내년으로 미룰 수밖에 없다는 답변은 무책임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또 시 산하 주무기관인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시에서 예산을 내려주면 그때 공사를 실시할 수밖에 없다고 답변한다니 모두 관계부서가 예산타령을 이유로 재난예방의 시급성을 외면한 `핑퐁식' 책임회피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을 우리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재난방재사업은 어느 사업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남항 부두와 해안도로를 사이에 둔 이 갯골은 장마철이면 침수 등 물난리를 겪고 있는 위험지역이다. 이 지역 도로 10여군데가 피복석이 침하돼 붕괴위험이 예고된 것은 지난해 가을부터였다는데도 예산타령으로 보수공사에 늑장을 부리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직무태만이다. 장마철을 맞고 있는 요즘 해일과 함께 뜻하지 않은 붕괴사고에 대비할 줄 아는 안전의식이야 말로 무엇보다 현명한 대처방안이다. 관할 기초단체가 이 구간을 도로붕괴의 위험을 우려해 재해위험지구로 지정, 인천시에 보고까지 했다고 한다. 예산도 우선 배정, 공사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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