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주요도로인 아암로(일명 송도해안도로) 일부 구간의 바닷쪽 피복석이 침하돼 붕괴위험이 높다는 보도다. 이 지점은 인천시 종합건설본부가 남구 용현, 숭의동 등 도심지역 배수로 침수예방을 위해 공사가 한창인 학익동 갯골 유수지 펌프장 시설 현장에서 경인방송간 500여m구간으로 피복선이 침하돼 붕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학익1동 주민과 공사현장 관계자들은 해안도로와 맞대고 있는 유수지 피복석이 갯골의 지반이 약해 조금씩 무너져 내리고 있어 도로 붕괴의 위험을 안고 있다며 인천시에 사진까지 보내줬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관계당국은 이 사실을 알고도 방치하고 있다니 공직사회의 안전불감증을 여실이 들어내고 있는 단면이다. 특히 공사현장 바로 옆에는 피복석이 인도에서 불과 1m 남짓 남아 있는 지경이어서 조속한 보수공사가 이루어져야 할 긴박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정작 보수공사 등 안전대책을 서둘러야 할 당국이 이처럼 묵묵부답이라면 상식조차도 불통하는 판국이 아닌가.
 
실제로 시공을 맡고 있는 한 건설회사 관계자는 피복벽을 받쳐주는 갯골의 지반이 약해 지난해부터 조금씩 무너져 왔으며 매립지역인 관계로 한 곳이 무너지면 붕괴위험이 예상돼 당국에 알렸다고 증언하고 있다. 더욱 한심스러운 것은 인천시가 지난해 가을 붕괴된 모습의 사진을 부탁해 보내줬지만 상황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지속적인 계측, 기록 등 보수공사에 대한 아무런 대처방안을 강구하지 않은 채 방관해 오고 있다는 것이다. 붕괴위험 사실을 알고도 방치되고 있는 이유인즉 국고지원 보수공사로 예산을 받지 못해 내년으로 미룰 수밖에 없다는 답변은 무책임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또 시 산하 주무기관인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시에서 예산을 내려주면 그때 공사를 실시할 수밖에 없다고 답변한다니 모두 관계부서가 예산타령을 이유로 재난예방의 시급성을 외면한 `핑퐁식' 책임회피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을 우리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재난방재사업은 어느 사업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남항 부두와 해안도로를 사이에 둔 이 갯골은 장마철이면 침수 등 물난리를 겪고 있는 위험지역이다. 이 지역 도로 10여군데가 피복석이 침하돼 붕괴위험이 예고된 것은 지난해 가을부터였다는데도 예산타령으로 보수공사에 늑장을 부리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직무태만이다. 장마철을 맞고 있는 요즘 해일과 함께 뜻하지 않은 붕괴사고에 대비할 줄 아는 안전의식이야 말로 무엇보다 현명한 대처방안이다. 관할 기초단체가 이 구간을 도로붕괴의 위험을 우려해 재해위험지구로 지정, 인천시에 보고까지 했다고 한다. 예산도 우선 배정, 공사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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