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접근성도 좋아졌다. 도심 가운데 숲이 우거진 산기슭이나 해안가 바로 옆 웅장함을 자랑하는 시대는 지났다.
화려하거나 거추장스럽지 않으면서도 실속있게 여행을 즐기는 해외여행객과 사업차 인천을 찾은 출장객에게 최근 맞춤형 호텔로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 있다. 이른바 ‘비즈니스 호텔’을 표방하며 지난 2009년 7월 문을 연 인천하버파크호텔(인천시 중구 항동3가 5번지. ☎032-770-9500).
실속형 호텔이지만 해외 여행을 즐기거나 이른바 하룻밤 낭만을 꿈꾸며 인천을 찾은 남녀 커플에게도 손색없다.
최근에는 한국을 찾은 중국과 일본인 관광객과 유럽 여행자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한국을 찾은 관광객이 폭주, 숙박대란을 겪고 있는 서울을 피해 대부분 이곳 하버파크에서 여독을 풀고 있는 것.
이 밖에 인천국제공항에서 하루이틀 쉬었다 가는 환승객들의 발길도 쉴 새 없이 이어지고 있다.
# 인천항과 송도국제도시를 품에 안고, 맛객의 입맛도 사로잡다
인천하버파크의 가장 큰 매력은 인천항을 비롯해 인천 개항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인천차이나타운·자유공원(한국 최초의 근대식 공원)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밤 스카이라운지에 오르면 서해 앞바다에 비친 인천항의 오색찬란 불빛에 마음을 뺏기기 십상이다.
하버파크의 또 다른 자랑은 유명 호텔에서 연륜을 쌓은 명장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것.
스위스 그랜드힐튼에서 오랜 기간 일해 온 김화준 총조리장은 자타공인 양식 부문 최고 명장으로 꼽히고 있다. 이어 신라호텔 최고의 중식당인 ‘팔선’에서 일해 온 성원준 조리장은 중식요리의 대가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두 명장이 선보이는 맛의 다채로움이 최근 맛객들에게 좋은 호평을 받으면서 ‘맛으로 승부하는 호텔’이라는 기분 좋은 별칭이 붙고 있다.
# 미운오리 새끼, 백조로 날다
수익성이 좋아진 것도 눈에 띈다.
앞서 인천하버파크는 2009년 문을 열고 2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1년 새 하버파크가 달라졌다. 2010년 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가 지난해는 1억2천만 원의 이익을 봤다.
흑자 전환의 공은 무엇보다 한국 관광시장의 호황이 영향을 줬다. 한류열풍과 함께 중국 관광객의 기하급수적 증가가 덩달아 인천 전체 호텔시장에 호재로 작용한 것.
이와 함께 인천하버파크호텔의 얼굴인 총지배인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시도한 고객 유치전도 크게 한몫했다는 평가다.
# 반전 이끈 주인공, 알고 보니 만능 재주꾼
최병구 인천하버파크 총지배인은 지난해 5월 첫 근무를 시작했을 때부터 산적한 과제들과 씨름해야 했다. 매출 부진과 영업이익 적자가 가장 큰 부담이었고, ‘하버파크’라는 호텔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특단의 서비스도 선봬야 했다.
“호텔의 가장 기본이 되는 손님을 맞이할 자세가 부족한 것 같았습니다. 또 인천개항장과 인천항의 중심지에 자리잡은 것 자체가 부끄러울 만큼 콘텐츠도 부족했습니다.”
그는 먼저 경영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조직원 개개인의 창의적 역할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자율성을 존중하는 체제로 조직환경을 바꿨다.
여기에 고객 서비스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깨끗한 호텔 만들기 ▶최상의 고객 응대 서비스 ▶인천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 만들기 등 3대 핵심 사업을 추진, 흑자 전환의 짜릿함을 맛봤다.
그는 발상의 전환을 자신의 가장 큰 무기로 손꼽는다. 성공이 정해진 길이라도 “이게 아니다”라고 느낀다면 과감히 그 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신념에서다.
대학 1학년 때 전공인 토목학이 적성에 맞지 않다고 판단, 학교를 관두고 당차게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 일화가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말도 안 통하고 생활비도 부족했지만 새로운 세상을 체험하기 위해 독한 마음으로 온갖 잡다한 일을 다 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그렇게 물불 가리지 않고 덤볐으니, 다시 떠올려도 신기할 노릇이지요.”
최 총지배인은 그렇게 여러 일을 두루 경험하다 우연치 않게 ‘호텔 뉴오타니 도쿄’에 취직하게 된 것을 계기로 호텔관광인으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이후 한국에 들어와 신라호텔 입사시험을 치른 뒤 현재 하버파크호텔 총지배인까지 올라섰다.
신라호텔 엔터테인먼트 전문 바인 ‘더 포인트’ 오픈을 주도했으며, 젊은이들의 문화아이콘으로 대변되는 ‘홍대 클럽데이’ 창시의 주축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개인으로는 유일무이하게 KT&G에 3D 애니메이션 작품을 출품해 당선되기도 했다.
그는 “올해부터는 인천대·인하대 등 지역 대학과 인천아트플랫폼을 연계하는 작품전시회를 필두로 다양한 문화사업을 시도할 계획”이라며 “인천하버파크의 역사는 짧지만 그 안에서 펼쳐지는 고객 만족 서비스는 오랜 연륜과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의 손에 의해 최상급으로 제공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