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칠보(七寶)초등학교(교장 양원기·61). 일곱 가지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칠보지역의 유래와 맞물려 역사와 전통이 깊은 칠보초는 수원 교육계의 보물이다.

이 학교는 교육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학생·학부모·교직원의 소통과 화합을 실천하고 교육공동체의 만족지수를 높이고 있다.

졸업생 대부분이 6년간의 학교생활을 행복했다고 평가하는 칠보초를 찾아 ‘행복한 교육활동’에 대해 알아본다.

# ‘칠보 5품제’로 창의력 쑥쑥!
이 학교는 지난 1947년 화성군 매송초등학교 노림분교로 개교해 1949년 칠보초로 승격했고 1987년 수원시로 편입됐다.

칠보초는 지난해 양원기 교장 취임 이후 ‘꿈과 사랑을 가꾸는 행복한 칠보 어린이’라는 지표 아래 효과적인 교육 현장을 꾸려 가고 있다.
특히 ‘칠보 5품제’를 통해 창의성과 상상력을 키운다.

수학품제·영어품제·한자품제·독서품제·줄넘기품제로 이뤄진 ‘칠보 5품제’는 학생들이 지성과 체력을 겸비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얼핏 보면 과중한 교육활동으로 아이들을 짓누를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칠보 5품제’가 내세우는 핵심 단어는 ‘심화’가 아니라 ‘기초’와 ‘기본’이다.
‘기본’과 ‘원리’를 무시한 채 어려운 문제만이 전부인 양 호도하는 교육활동이 아닌 ‘기본’과 ‘기초’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탄탄한 교육활동을 통해 진정한 명품 인재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독서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칠보초는 아낌없는 지원을 한다. 학년별 권장도서 목록을 정해 30여 권의 같은 도서를 구입하고 1년 동안 아침자습 시간마다 이를 학급별로 돌려 읽는다.
반 친구들과 교사가 함께 모여 앉아 같은 시간 같은 부분을 읽고 다양한 생각을 나누는 기회는 사고의 폭을 넓히고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한다.

# ‘효도하겠습니다’로 시작하는 학교생활
칠보초는 주고받는 인사말에서도 남다른 ‘행복’이 느껴진다.
이 학교 학생들이 교내 어른들을 만날 때는 “효도하겠습니다”라는 말로 인사를 건넨다.
칠보초는 우리 예절과 전통인 효를 살리기 위해 이 인사말을 도입했다. 학생들이 본인의 입으로 고백한 ‘효도’라는 말에는 힘이 있다.
김지현 교사는 “달콤한 사탕으로 아이들의 생활태도를 달래는 것보다 ‘네가 효도한다고 했던 인사말 기억하니’와 같이 정곡을 찌르는 한마디가 학생들로 하여금 태도의 변화를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순수하면서도 소박한 행복을 간직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소는 바로 ‘칠보 합창단’ 활동이다.
자극적이고 흥겨운 가요 때문에 아이들의 입에서 동요가 사라졌다. 이를 우려한 칠보초는 지난해 4월 ‘합창단’을 창단해 아이들에게 동심을 노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샛노란 합창복을 입고 발그레한 볼터치를 한 얼굴로 하나된 소리를 만들어 내는 칠보 합창단은 지난해 ‘수원 초등합창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실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칠보초 학생들의 예능적 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학교는 교원과 학생들의 과중한 학교 활동을 줄이기 위해 운동회와 학예회를 격년으로 실시해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는 학예회의 해였다. 자신의 끼를 발산할 무대가 없어 때론 지루함을 느끼는 아이들에게 학급 학예회에 이어 종합 학예회까지 연속 두 번의 행사는 그들의 꿈에 날개를 달아주는 충분한 원동력이 됐다.
합창·기악·연극·댄스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던 자유분방한 무대 위에서 아이들은 즐겁고 진정한 행복감을 맛봤다.

# 학부모와 함께하는 칠보교육

   
 

칠보초 학부모회의 구성은 다른 학교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들 단체의 열정은 매우 높아 학생·교직원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칠보초 학부모들은 독서동아리회(회장 윤연희), 마미캅(회장 김옥선), 녹색어머니회(회장 한순주) 그리고 ‘아빠랑 놀자’(회장 김복일) 등 4개 모임으로 활동한다.
매주 수요일 저학년 교실에서 구연동화 형식으로 실감나게 책을 읽어 주는 ‘독서 동아리회’ 어머니들.
아이들의 교통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두세 걸음밖에 안 되는 횡단보도까지 손수 봉사해 주는 녹색어머니회, 마미캅 어머니들.
또한 가정과 학교가 건강해야 사회가 건강하다는 일념으로 바쁜 와중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과 놀아주는 ‘아빠랑 놀자’의 아버지들.
그 순수한 의도와 열정이 현 시대가 요구하는 대안과 맞물려 현재 EBS와 연계해 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칠보초 학부모회는 지난해 12월 ‘아빠랑 놀자’ 프로그램 우수 사례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는 학부모 평생교육의 일환으로 매주 ‘효과적인 부모역할’이라는 주제로 저명한 강사들의 강의와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연수의 장을 마련해 자녀양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고충을 나누는 기회를 가졌다.

 

#양원기 칠보초등학교 교장 인터뷰
   
 

“학부모들이 함께하는 교육은 아이들의 성품을 바꿔 내고 학교생활을 행복하게 만듭니다.”
양원기 칠보초등학교 교장은 지난해 3월 부임해 학생·학부모·교직원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 노력해 왔다.

양 교장은 “칠보초가 교육을 새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바로 학생·학부모·교직원의 화합에서 비롯된다”며 “특히 학부모들이 동아리활동을 통해 아이들 교육에 자연스럽게 참여해 소통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합창단 활동이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활력을 주는 것으로 평가돼 올해는 20~30명 규모의 관현악단을 구성할 계획이다”라며 “아이들의 음악재능을 키워 향후 오케스트라단을 만들고 음악이 흐르는 학교를 조성해 가겠다”고 설명했다.

양 교장은 “무엇보다 학부모들이 학교 운영에 관심을 갖고 교직원과 함께 소통하는 과정은 교육공동체의 의견으로 모아져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학생·학부모들과의 대화를 더 많이 해 모두가 만족하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수원 칠보초등학교 연혁
▶1947. 6. 10=화성군 매송초교 노림분교 개교
▶1949. 9. 15=칠보초 승격
▶1951. 8. 25=제1회 졸업식
▶1987. 3. 1=수원시 편입 개교
▶2003. 12. 31=으뜸경기교육구현 우수교 표창
▶2005. 2. 1=역사관 설치
▶2011. 2. 16=제61회 졸업식
▶2011. 3. 1=26학급 편성, 학습도움반 2학급, 병설유치원 2학급 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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