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방학이면 반복되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외 영어캠프가 올해도 참가열기가 높다고 한다. 방학기간을 이용한 이런 종류의 영어과외가 성행하고 있는데 대해 다른 과목과의 균형은 고려하지 않고 한 과목에 집착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정서함양이나 체력을 단련하는 중요한 시기인 초등학생들에게 방학기간 내내 영어공부에만 매달리게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즐겁게 뛰놀면서 심신을 단련시켜야 할 어린이들이 영어 조기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지나친 집착과 허영심의 희생물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방학기간 중에는 특기적성 관련 교육의 기회도 가져야 하고 각자 평소에 소홀했거나 남보다 부족한 교과목을 보충하는 시간도 갖도록 해주어야 할 것이다. 물론 영어공부도 보충학습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영어만이 보충학습의 대상이 되는 것은 어린이에게 결코 좋은 현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린이에게 고통을 주고 학부모에게는 수백만원의 경제적 부담을 주는 이런 종류의 학습방법은 고쳐져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학부모들의 심정이다. 최근에 불고 있는 단기어학연수 열풍은 외화의 국외반출 뿐 아니라 교육내용의 부실, 열악한 현지의 교육환경 등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점은 한참 자라나고 있는 어린이들이 영어 한 과목에 집중하는 편식성 교육으로 초등학생 시절에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언어, 수리, 사회 등 최소한의 기본교육을 등한히 할 우려가 있으며 잘못된 언어교육으로 빚어질 학교교육과정의 부실화도 지적되고 있다. 각급 학교의 교과과정은 국가가 오랜 기간의 연구와 실험을 거쳐 만들어졌으며 특히 초등교육은 인간이 생을 영위하는데 가장 기초적인 상식을 습득케 하는 과정이라고 봐야 옳을 것이다. 외국어를 제대로 구사하려면 먼저 어린이들이 우리 국어를 제대로 구사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조기영어교육에 의한 학습효과가 크던 작던 그 결과를 따지기 이전에 아이들의 의견보다 학부모들의 허영에 의한 빗나간 영어학습열풍은 불식돼야 할 것이다. 부모들이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자녀가 진정으로 바라고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영어어학캠프가 중요한지 부족한 학습을 보충하는 기회와 맘껏 뛰어 놀면서 체험학습의 기회를 갖는 것이 더 중요한지 자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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