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연합】제4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 참석하기 위해 덴마크를 방문중인 김대중 대통령은 22일 오후(한국시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회담을 갖고 북·일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와 대북정책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김 대통령 숙소인 스칸딕 코펜하겐 호텔에서 열린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은 “남북관계, 북일관계, 미북관계가 병행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동인식하에 “미북대화도 조속히 추진돼야 하며 이를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 및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담 결과를 토대로 북한이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교환하고 “한·미·일 공조를 더욱 긴밀히 추진하자”는 데도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북·일 수교교섭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계획을 설명했고 김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대북지원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아셈 차원의 대북협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이와 함께 ▶한일 청소년 스포츠 교류의 조기 추진 ▶우리 국민에 대한 일본 비자의 항구적 면제 문제 등 한일 우호협력 확대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며, 특히 김 대통령은 2010년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지지와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김 대통령은 21일 경유지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일시적으로 중단상태에 있으나 미국과 북한 양쪽 모두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으므로 북한과 미국간에도 진전이 있을 것”이라면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도 이 문제에 대해 협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남북관계, 북미관계, 북일관계 등 3가지가 잘 돼야 하는데, 이런 방향으로 뭔가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면서 “머지않아 일·북이 국교를 수립해 협력하는 시대가 올 것이며 이제 미국과 북한간의 문제만 남아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 김 대통령은 오는 10월말 멕시코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부시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미북간 대화 및 관계개선을 적극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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