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배영 인천재능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몇년 전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트린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행복전도사로 알려진 최윤희 선생님의 죽음이었고, 다른 하나는 평범하고 착했던 중학교 학생이 상상도 할 수 없는 가족 방화범이 된 일이다. 이 두 사건은 우리 사회의 평범한 시민들의 마음속에 심한 허탈감과 세상이 얼마나 비인간화되어 가고 있는지 인식시키며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최윤희 선생님의 사건은 행복한 삶을 외치셨던 분의 웃음 속에 드리웠던 어린 시절의 폭력과 암울이 질병이라는 고통을 통해 재연되었고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의 길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슬픔을 더해 주었다. 중학교 학생의 가족 방화사건도 행복한 가정의 필수요소인 상호 존중의 대화가 결여된 일그러진 가족의 자화상을 신랄하게 그려내고 있다. 음악과 춤을 좋아하던 아이는 의사 불통의 아버지에 의한 억압과 소통부재로 인해 가슴속의 상처를 쌓아두었다가 결국 아버지 없는 세상을 꿈꾸는 어처구니없는 대형 사건이 벌어졌다. 40대 아버지는 순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십대 아들을 골프채로 때리거나 배를 찌르곤 했으며 아버지에겐 아들이 법대에 가 판·검사가 되는 것이 자랑이자 꿈이었다. 그런 기대에 못 미치는 아들은 불만투성이에 실망 그 자체였고 지속적인 억압과 폭력을 통해 아버지와 아들이 세상에서 제일 나쁜 관계로 변질되어 비극적인 결과를 낳았다.
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데 아동기와 청소년기는 일생을 좌우하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시기이다. 그러나 우리 가정·학교·사회는 더욱더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위장해 억압되고 자기 표현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기계적인 로봇형 아이들을 양산해 내고 있다. 가정폭력과 대화불통의 무책임한 부모에 의해 고독해지는 아이들, 입시와 실적위주의 학력제일주의로 인성교육을 포기한 학교 현장, 그로 인해 자퇴와 전학을 강요당하는 불쌍한 아이들, 사회가 학력과 출세지향적인 경쟁사회를 만들어 자기만 우선시되어지는 집단이기주의 문화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일은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부모의 교육 가치관이 변화될 수 있게 부모교육이 구 단위로 활발히 시행되어져야 한다. 부모교육을 통한 인성교육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가장 시급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병든 모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보루는 인성교육으로 되돌아가는 길이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의 자질부족을 개선하기 위한 부모교육의 활성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부모도 이제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지속적인 교육을 받아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가 되어야 한다. 학교에서도 인성교육 혁명이 필요하다. 더 이상 문제아동이라는 이유만으로 전학을 강요하고 자퇴를 유도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과 제제 조치가 필요하다. 오히려, 학교사회복지사나 학교상담사를 모든 학교에 배치해 실질적인 인성교육과 심리치료가 병행될 수 있는 시스템이 더 필요하다. 또한, 소신있는 교육자들이 모임을 만들어 인성교육에 역점을 두는 학교 발 인성교육 혁명이 필요하다. 학교가 더 이상 소수를 위해 다수의 아이들이 희생당하는 억압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한, 각 시·도교육청에 인성교육을 총괄할 수 있는 센터를 설립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학력이 아니라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부모의 모습, 학교에서는 짓눌린 아이들의 심신을 회복할 수 있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최근 학교에서의 체벌금지에 관해 논란이 많지만 교육의 목적이 자신과 타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삶이라고 본다면 이제는 대화와 인권 존중을 통한 행복한 삶의 모습을 가꿀 수 있는 아름다운 학교로 돌아가는 길만이 이 시대 마지막 희망이다. 이제 부모교육과 인성교육을 통해 가족을 든든히 세워나가고 가족복지를 실현하자.

<필자역력>
▶인천재능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전문위원
▶한국교류분석심리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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