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동구가 수천만 원을 들여 구민 50만 명 돌파를 축하하는 행사를 계획해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구에 따르면 다음 달 15일 구청 광장 내에 특설무대를 마련, 4천5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50만 명 돌파 선포 및 축하 퍼포먼스, 축하공연, 부대행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구는 구민 50만 명 돌파 의미를 널리 알리고 축하하는 분위기를 조성, 구민 중심의 행사 진행으로 구민이 하나되는 계기를 마련키 위해 행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시는 심각한 재정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공무원 수당 삭감뿐 아니라 토지를 담보로 지방채를 발행하는 등 다양한 대책까지 마련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구민이 50만 명을 돌파했다고 예산을 지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구민이 하나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행사가 대부분 대중가수 초청 축하공연이나 먹을거리 위주의 행사라는 점에서 논란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남동구 논현동에 사는 금모(36)씨는 “우리 구민이 50만 명을 돌파하는 것은 분명히 자축할 만하지만 축하행사에 참여하는 구민 대부분이 통·반장 또는 공무원과 관계된 사람일 텐데 그들만의 잔치에 수천만 원의 예산을 소비하는 것은 낭비”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구청 내부에서도 축하행사에 대한 자조 섞인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남동구청 직원 A씨는 “같은 남동구민으로 50만 명을 돌파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공무원 수당도 삭감되는 판에 외부에 알려지면 누군가는 비난할 텐데 굳이 수천만 원을 들여 행사를 진행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청 직원 B씨는 “대대적인 행사를 계획했고 그에 따라 2천여 명을 동원해야 한다”며 “각 주민센터는 참여하기 싫은 구민이라도 설득해 행사장을 채워야 하는 잔무를 떠안은 셈”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많은 예산을 들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원래 계획돼 있던 문화행사를 50만 명 돌파 기념과 맞춰 일부 조정한 것”이라며 “구민 동원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