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정치권의 복지논쟁으로 인해 복지정책의 수혜 대상이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급식과 보육 등 교육 관련 복지가 주요 논쟁거리가 되고 있으면서 노인복지·장애인복지 등 사회약자들에 대한 복지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다양한 복지 관련 정책이 이어지고 있으면서도 일선에서 복지정책을 실현해야 하는 사회복지시설 근로자들의 근무 여건 개선과 관련한 정책은 그 범주 안에서 벗어나 있다.

이들 사회복지시설 근로자의 근무 여건과 성취도가 점차 향상돼야 사회복지 수혜자들의 만족도 역시 동반 상승될 것이라는 지적은 항상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개선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 경기도내 사회복지의 현주소
경기복지재단이 올해 발표한 ‘경기도 사회복지 생활시설 근로자 근로실태 파악’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도내 사회복지시설은 약 3천100개이며 이용자 수는 140만 명 수준이다.

이들 이용자에게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수는 3만3천 명 규모이며 이 중 생활시설에 종사하는 종사자는 약 1만9천925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보고서는 복지가 휴먼서비스이기 때문에 종사자의 활동과 역량에 따라 서비스의 양적·질적인 부분이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즉, 종사자의 근로 여건과 처우는 종사자의 활동량과 역량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는 복지서비스의 질과 양에 중요한 영양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 열악한 복지재단 종사자 처우
경기복지재단 이용시설 종사자 처우 실태 파악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도내 이용시설의 경우 가장 많은 호봉분포인 1~6호봉의 평균 임금이 176만4천 원이며 전체 월평균 임금은 209만2천 원이다.

반면 사회복지 생활시설 전체 근로자 월평균 근로시간은 191.2시간으로 우리나라 1인당 월평균 근로시간을 상회했다.

보고서는 도내 사회복지 생활시설 전체 391개소 중 39.4%인 154곳의 1천584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였다.

이들의 고용 형태를 분석해 보면 1천484명(94.4%)이 정규직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비정규직은 88명(5.6%)이었다.
비정규직은 주로 절반 이상이 여성 근로자(61.9%)이며 연령대는 30~40대가 57.2%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인력의 세부 직종으로는 노인거주시설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가 30.1%로 가장 많았으며 아동·장애인시설 분야의 생활지도원이 22.8%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상근로자·기간제근로자·단시간근로자 등 고용 형태를 불문하고 소속기관에서 사용하는 모든 근로자를 의미하는 상시근로자(시설장과 파견업체 소속 근로자는 제외)는 생활시설 전체 평균 10.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장애인요양시설이 36.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노인복지주택이 25명으로 두 번째를 차지했다.

장애유형별 생활시설이 23.3명, 아동양육시설이 19.1명, 부랑인시설이 19.0명, 정신요양시설이 18.0명, 아동일시보호시설이 13.0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상시근로자가 가장 적은 유형은 아동공동생활가정이 1.7명으로 가장 적었으며 정신질환자 사회복귀시설 3.0명, 노인공동생활가정 5.0명, 양로시설 5.4명이 적은 편에 속했다.

양로시설의 상시근로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무료시설과 실비시설이 함께 조사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시설장을 포함한 전체 종사자의 평균은 7.6호봉이며 가장 높은 호봉은 40.6호봉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수지급기준상 최고 호봉은 30호봉이므로 30호봉 이상자일지라도 보수는 최대 30호봉까지만 지급됐다. 인건비 지원도 30호봉까지만 지원되며 그 이상은 시설이 부담했다.

전체 종사자의 평균 호봉은 7.6호봉이었지만 호봉 범주별 분포를 보면 1~5호봉의 종사자가 46.3%로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6~10호봉은 28.7%였으며 11~15호봉은 14.6%, 16~20호봉은 4.8%, 21~30호봉은 5.1%, 30호봉 이상은 0.4%였다.

시설장을 제외할 경우 전체 시설의 호봉은 최소 1.0에서 최대 36.0이었으며 평균은 7.3호봉이었다.

부랑인시설(13.5호봉)과 정신요양시설(11.2호봉), 아동일시보호시설(10.8호봉)은 호봉의 평균이 높은 시설이었으며 노인공동생활가정(1.1호봉)과 아동공동생활가정(2.8호봉), 양로시설(6.0호봉)은 비교적 경력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최소 2시간에서 최대 24시간까지였으며 평균은 9.5시간이었다.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최소 2시간에서 최대 168시간이었으며 평균 48.6시간으로 조사됐다.

주당 평균 야간근로시간은 최소 0시간에서 최대 56시간까지였으며 평균 주당 7.5시간씩 야간 근로를 실시하고 있었다.

이들의 직위별 평균 근무시간은 생활지도원 선임(49.8시간), 과장 및 생활복지사(48.8시간), 생활지도원 직원(48.7시간), 사무국장(47.7시간), 조리원·위생원 등 기능직(44.9시간), 관리인(41.9시간)으로 분석됐다.

생활시설의 경우 생활지도원의 비율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교대제 근무 형태가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2교대가 796명(62.9%)으로 가장 많았으며 출퇴근 241명(19.0%), 3교대가 94명(7.4%)이었다.

# 연장근로에 시달리는 종사자
사회복지 생활시설의 특성상 매월 정례적으로 연장근로가 발생하는 직종이 있었다.

각 시설에서는 연장근로에 대해 대부분 고정액을 지급하는 형태를 취했지만 수당 대신 휴일을 부여하는 경우도 일부 있었다.

연장근로수당은 매월 고정액으로 지급하는 시설이 75개소(52.4%)였으며 연장근로시간 야간근로 발생 시에 비례해 50% 가산 지급하는 시설은 29개소(20.3%)였다.

반면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시설도 22개소(15.4%)에 달했다.

주 1회 이상 휴일이 보장되지 않는 근로자는 응답자의 5.9%로 조사됐다.

   
 

공동생활가정과 일시보호시설의 경우 24시간 요보호 대상과 생활을 함께하는 특성을 가지면서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법정휴일이나 임의휴일에 근로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휴일근로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시설은 전체의 40%(58개소)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야간근로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시설 역시 38.2%(55개소)나 됐다.

사회복지시설 근로자들이 이처럼 휴일과 야간에 관계없이 근로를 하는 반면 이들의 수입은 높지 않았다.

월 201만~250만 원을 받는 근로자가 31.0%였으며, 월 151만~200만 원을 받는 근로자는 26.8%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평균 보수수준은 220만8천854원이었다.

# 경기지역의 실정과 개선 시급한 사항
경기도는 특히 타 지역과 대비해 여성 종사자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전국 평균 여성 근로자의 비율은 60.5% 수준이나 경기도의 경우 약 70.1%에 달했다. 특히 여성 종사자 중 40대와 50대 연령대가 절반이 넘는 57.0%나 됐다.

보고서는 여성 종사자의 연령대별 직위 분포를 보면 생활지도원 직원이 53.3%로 가장 많고 생활지도원 중에서 40대와 50대의 여성이 51.3%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해 사회복지업에서 여성 종사자의 근로 여건 개선을 위한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위직으로 갈수록 남성의 비율이 높은 여건상 낮은 직위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 종사자들을 위한 복리후생제도 및 선택적근무제·탄력근무제 등이 시행될 수 있도록 인력 및 제도적 지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오민수 책임연구원은 “사회복지시설에서 근무하는 여성 근로자가 일과 가정에 모두 충실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며 “상시적 연장 발생 직위에 추가 인력 배치를 단행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