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수도 인천을 위한 인천시의 지역산업 육성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이른바 비전기업과 향토기업·산업 현장 탐방으로 이어지는 3대 전략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정책자금 지원과 일자리 미스매치 등 여전히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에 소외되고 있는 기업 역시 산적하다.

이에 본보는 창간 24주년을 맞아 인천시의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소개하고 보다 체계적인 지원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인천 중소기업, 피부에 와 닿는 지원 절실하다
지난해 말 인천상공회의소가 인천지역 174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긴급설문에 나섰다. 2012년 기업이 가장 절실하게 바라는 현안 과제가 무엇이냐는 게 설문의 요지다.

설문 참여 기업의 37.1%는 ‘경제 관련 기관·단체의 기업 지원 강화’라고 답했다. 기업 지원을 하는 경제 유관기관이 특정 업체에만 치중한 지원을 펼치지 말고 회생 가능성이 있는 강소기업과 우수기업에 집중과 분산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겼다.

다음으로 26.7%의 기업은 ‘자금난 해소’가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이 밖에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기업 규제 개선과 구인난 해소, 부족한 공장부지 확보 등의 순으로 현안이 꼽혔다.

이 같은 지적은 인천상의가 인천시와 분기별로 추진하는 ‘기업하기 좋은 인천, 인천상의-인천시 현안 간담회’에서 보고됐다.

   
 
간담회를 통해 제시된 현안에 대해 인천시는 경제 유관기관 협의를 통해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이어 경제수도추진본부 산하 중소기업지원과에 전담부서를 만들고 비전기업·향토기업·산업 현장 탐방의 3대 전략을 마련했다.

특히 3대 중소기업 지원 전략에 힘을 보태기 위해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수도권 규제 극복 방안 창출 ▶기업들의 탈(脫)인천 현상 최소화를 위한 대책 마련 ▶정책적 지원과 함께 기업의 마음을 사로잡는 감성정책 추진 등의 3대 시책도 추진하기로 했다.

유문옥 인천시 중소기업지원과장은 “민선5기 인천시정의 출범과 함께 현실성 있는 기업 지원을 위해 다양한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며 “핵심 가치 중 비전기업과 향토기업·산업 현장 탐방이 가장 효율적인 기업지원사업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 비전기업과 향토기업에 경제수도 인천, 성공 달렸다
인천시가 선택한 비전기업과 향토기업은 지속가능한 미래 산업 발굴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이상이 담겨있다. 발전 가능성이 희박한 기업까지 무조건적인 지원을 하다가는 자칫 ‘경제수도 인천’이라는 기업지원사업이 인기영합주의로 전락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특정 기준 이상의 기업 중 기술과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비전기업으로 선정, 선택과 집중 지원을 바탕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루도록 초점을 맞췄다.

이와 함께 인천에서 오랜 기간 기업가적 소명의식으로 사업을 이끌어 오며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써 온 토박이 기업을 돕기 위해 ‘향토기업’을 선정하기로 했다.

특히 향토기업은 제조업의 탈인천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존경받는 기업가상 정립은 물론 ‘기업하기 좋은 인천’의 이미지 정립에도 적잖게 일조할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다.

지난해부터 사업이 본격화된 비전기업의 경우 모두 1천 개 기업 선정을 목표로 현재 510개 업체가 1차로 선정됐다.

지난해 10월께 진행된 1차 비전기업 선정엔 모두 1천여 중소기업이 몰리는 등 지역사회의 관심을 실감케 했다.

향토기업은 인천에서 25년 이상 제조업을 한 100명 이상 직원, 200억 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는 업체로 오는 9월 비전기업 2차 선정과 함께 치러진다.

   
 

올해 선정될 비전기업은 모두 300여 기업이고, 향토기업은 20여 기업이다.

시는 비전기업의 성격을 기술력이나 마케팅 능력이 뛰어나고 차별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곳으로 한정했다.

향토기업 역시 인천과 역사를 함께하며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오랫동안 인천에서 기업활동을 하며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한 기업으로 자격을 정했다.

시는 다만, 비전기업의 경우 신청 기준 중 일부를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아이템과 핵심 기술, 마케팅력 등이 우수해 성장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경우 신청이 가능하도록 예외 규정을 뒀다.

비전기업과 향토기업에는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된다.

우수기업지원조례를 제정해 금융기관과 기업지원기관의 지원 범위에 들 수 있도록 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 경영안정자금 지원과 신용보증재단 보증 지원 등 우수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에 힘쓰기로 했다.

비전기업의 경우 최대 10억 원, 향토기업은 최대 20억 원이 지원된다.

이 밖에 수출마케팅 지원과 해외 시장 개척 등 마케팅 우선 지원과 지방세 세무조사 면제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올해 비전기업에는 761개 사, 향토기업에는 모두 44개 사가 신청 지원했다.

반면, 비전기업·향토기업 선정에 대해선 소외기업 도태와 사업 내실화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들리고 있다.

지난해 1차로 선정된 500여 비전기업의 경우 “기대보다 실속이 없다”는 선정업체의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다.

   
 
특히 기업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는 영세 업체의 경우 자칫 인천지역 입주기업이라는 연대성마저 흐려져 지자체가 나서서 업체의 도태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지난해 비전기업에 선정된 남동인더스파크 입주업체 대표 A(51)씨는 “실제 비전기업에 선정돼도 별다른 혜택을 보지 못했다”며 “기업지원 정책만 제시할 게 아니라 이제부턴 지원을 어떤 방식으로 극대화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산업 현장 탐방, 송영길 인천시장이 직접 발품 판다.

비전기업과 향토기업의 토대 위에 정작 ‘경제수도 인천’을 진두지휘할 수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사상누각에 그칠 수 있다.

이에 인천시 역시 송영길 시장이 직접 발품을 팔아 기업 탐방에 나서고 있다.

특히 시는 이번 탐방에서 소위 잘나가는 기업, ‘비전기업·향토기업’뿐 아니라 기업의 분야를 세분화했다.

앞서 지적한 소외기업 역시 이번 탐방길에 포함함으로써 기업 지원의 균형성을 맞추려고 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산업 현장을 탐방하면서 송 시장의 열의·열정도 눈길을 모으고 있다. 기업을 찾아 축사 멘트 한 번 전하고 환담과 기념사진 찍고 복귀하는 방식을 과감히 벗어던진 것.
이를테면 해당 기업이 어떤 부분에서 경쟁력이 있고, 현재 무엇을 어렵게 여기는 지 송 시장이 직접 대표와 직원에게 묻고 답하는 식이다.

지난해 시작한 여정은 2011년 14개 업체, 올해만 벌써 11개 업체를 둘러봤다.
특정한 사안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업체를 방문해 직접 현안을 챙기는 것은 이전 시정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라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그 중에서도 지난해 봄과 올 봄 차례로 찾은 한국셰라프㈜와 미미라이팅㈜이 눈여겨보인다.

   
 

한국셰라프는 주방용품을 생산하는 장애인기업이고, 미미라이팅은 조명제품을 만드는 여성기업이다. 현재는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사업 초반만 해도 장애인과 여성이라는 특성상 적잖게 어려움을 겪었던 곳이다.

산업 현장을 탐방하며 송 시장이 직접 소외받는 기업과 발전 가능성이 큰 기업을 우선적으로 선정할 것을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황인택 인천시 기업지원팀장은 “현 시정 들어 직접 기업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이 많아졌다”며 “산업 현장 탐방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매출이 많고 탄탄한 기업이 아니라 비전기업과 향토기업에서 놓칠 수 있는 소외기업과 발전 가능성 높은 기업을 챙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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