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10개 기초자치단체 부구청장이나 부군수(이하 부단체장)들의 재임기간이 일정 기준 없이 천차만별이라 업무 추진 및 행정처리 정도가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인천지역 각 군·구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이날 현재까지 10개 군·구 부단체장으로 모두 67명이 전보 발령돼 이 중 20명이 1년 이상 자리를 지켰고, 21명은 겨우 1년을 채웠다.

문제는 나머지 26명은 1년도 채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또다시 다른 군·구 지역이나 시 산하 기관으로 전보 조치됐다는 것.

특히 동구 안현회, 남구 이정덕, 연수구 홍준호·임경환, 남동구 김진희, 계양구 길영선, 서구 최한영 부구청장과 강화군 이기천 부군수 등은 6개월도 못 채우고 자리를 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2급(이시관)~4급(서기관)이라는 고위 직급을 소유한 부단체장 역시 자신의 행정적인 노하우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그냥 잠시 부단체장 자리만 지키다 간다는 생각을 떨쳐 버리기 힘들다 보니 업무 파악 및 추진, 사업 추진, 조직 관리 등에서 소홀할 수밖에 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

계양구의 한 관계자는 “예산의 편성·집행·결과 등 일련의 과정을 습득하는 데 구청 과장들이 2개월이 걸린다고 볼 때 1년 이하의 부구청장 근무기간은 구 행정을 다 파악하는 데 무리가 있다”며 “일선 공무원도 전보의 경우 2년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동구청의 경우 조사기간 모두 8명의 부구청장이 부임했는데 이 중 가장 오랜 기간(1년 6개월째) 구정을 살피고 있는 곽하형(57·행정4급)부구청장은 올해 시의 어려운 재정에도 불구하고 시 특별재원조정교부금(40억 원)을 구로 확보해 화수·만석부두 어항구 지정 및 수산물직매장·유통물류센터 준공, 송림지하보도 개선사업, 수문통환경개선사업 등의 사업을 초기부터 마무리까지 책임지고 완수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동구 관내 친환경 공장지역 개선 프로젝트인 ‘에코 프렌들리 팩토리(Eco Friendly Factory)사업’을 주도한 신상칠 전 부구청장의 경우 시작은 거창하게 했으나 9개월이라는 짧은 재임기간으로 마무리하지 못해 현재 이 사업은 거의 멈춘 상태나 다름없다.

결국 각 군·구에서는 부단체장들의 재임기간이 구(군) 단위사업의 완성도와 조직 관리, 불필요한 예산 낭비 방지 등을 위해 최소 1년 이상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곽하형 동구 부구청장은 “그동안 부구청장의 경우 시의 인사발령 사항에 따라 일정한 기준 없이 움직이다 보니 구정 업무에 대한 열의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었다”며 “실제로 1년 이상 구정을 살펴본 결과 많은 부분에서 구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잘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각 군·구의 회계연도가 모두 1년 단위로 진행되기 때문에 부구청장의 임기 역시 최소 1년 이상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부단체장들의 재임기간은 우선 당사자들의 자기발전 차원에서 공사·공단으로 전보가 가장 많은 편이고 이어 각 군수·구청장들의 요구, 고연령 공무원에 예우 등의 차원에서 인사가 이뤄지다 보니 빚어지는 현상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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