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옹진군의 군화(郡花)인 해당화가 일부 몰지각한 관광객들의 무분별한 채취로 수난을 겪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30일 옹진군 백령면과 주민들에 따르면 어릿골과 용기포 해안은 물론 백령도 전역에서 자생하는 해당화가 백령도를 찾는 관광객 일부에 의해 무분별하게 채취되고 있다.

이는 해당화 열매가 정력에 좋다는 풍설 때문으로, 백령면은 매년 5천여 그루의 해당화를 식재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그 자취마저 찾아보기 어려운 상태다.

이에 대해 백령도 주민 정모(51)씨는 “백령도를 찾는 관광객 수는 줄었지만 해당화 채취는 전혀 줄지 않고 있다”며 “하루빨리 무분별한 채취를 막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관광객들의 무분별한 채취로 해당화가 씨가 마를 정도의 상황이지만 실상 그 열매가 정력증강에 효과가 있다는 풍설은 사실무근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의사협회에 따르면 해당화 열매는 어혈을 풀어주는 데 효능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정력 증강에는 효과가 있다는 보고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백령도 일부 지역은 현재 ‘솔잎혹파리 방재 지역’으로 지정, 임야와 토양에 살충제가 뿌려져 있어 오는 2017년 6월까지 모든 임산물 등의 채취가 금지돼 있다.

이를 모르는 관광객들이 살충제가 뿌려진 지역의 해당화를 식용이나 약재로 섭취한다면 건강상의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옹진군청 관계자는 “선착장과 산책로 주변에 ‘임산물의 불법채취를 금지한다’는 현수막을 내걸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백령도 일부 지역에 솔잎혹파리 방재약품이 살포돼 있는 만큼 식물 채취와 섭취에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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