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 지구촌 대축제로 펼쳐진 제30회 런던올림픽 성화가 꺼졌다.

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화려하게 막을 올린 뒤 16일간 전 세계를 스포츠의 감동에 몰아넣은 이번 대회는 12일 오후 9시(한국시간 13일 오전 5시) 영국 런던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폐막식을 끝으로 전 세계인의 추억 속에 자리 잡았다.

대니 보일 감독이 지휘한 개막식이 '경이로운 영국(Isles of Wonder)'이라는 주제로 산업화의 진통에서 회복해 미래를 바라보는 농촌의 이야기를 그린, 다소 진지한 분위기였다면 이번 폐막식은 대회 뒤풀이와 다름없는 '파티' 형식으로 펼쳐졌다.

이날 폐막식에는 록그룹 '더 후'와 여성 그룹 '스파이스 걸스', 조지 마이클, 퀸, 애니 레녹스 등 영국이 자랑하는 톱 가수가 총출동해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폐막식 메인 행사인 '영국 음악의 향연(a Symphony of British Music)'이라는 순서에서는 전 세계인들에게 친숙한 히트곡들이 1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지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도 4년 뒤에 열릴 감동의 드라마를 '맛보기'로 보여줬다. 약 8분간 시간을 배정받은 리우데자네이루 조직위원회는 300명의 출연진을 통해 4년 뒤를 기약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폐막식 때는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이 등장한 것처럼 이번에는 '축구 황제' 펠레(브라질)가 모습을 드러내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후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이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 올림픽 기를 건넸고 로게 위원장은 이를 다시 에두아르도 파에스 리우 시장에게 전달했다.

이 세 사람은 관례에 따라 올림픽 기를 네 번씩 흔들었다.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내 종합 순위 10위 안에 들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던 한국 선수단은 목표를 100% 이상 초과 달성한 가운데 가벼운 마음으로 폐막식에 참석했다.

유도 남자 90㎏에서 금메달을 따낸 송대남(33·남양주시청)을 폐막식 기수로 앞세운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3개를 따내 2008년 베이징대회에서 세운 단일 대회 최다 금메달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사격(3개)과 양궁(3개) 등 '쏘는 종목'에서 강세를 보였고 유도와 펜싱(이상 2개), 체조, 레슬링, 태권도(이상 1개)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또 홍명보 감독이 이끈 남자축구 대표팀은 8강에서 '축구 종가' 영국을 승부차기 끝에 꺾는 파란을 일으킨 데 이어 3-4위전에서는 '숙적' 일본을 2-0으로 완파해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에 따라 박주영(27·아스널), 기성용(23·셀틱),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 등 '태극 전사'들은 병역 특례를 받아 유럽 등 해외 무대에서 국위를 선양할 기회를 더 많이 얻게 됐다.

2008년 금메달 4개를 휩쓴 태권도에서 1개에 그쳤고 대회 마지막 날 복싱 남자 60㎏급 결승에서 한순철(28·서울시청)이 패하는 바람에 금메달 14개 고지를 밟지는 못했다.

금메달 4개를 따낸 북한 역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기록한 역대 최다 금메달과 동률을 이뤘다.

다만 2000년과 2004년 올림픽까지 이어지던 남북의 화해 모드가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급속도로 냉각, 이번 대회에서도 이렇다 할 남북교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미국과 중국이 치열하게 벌인 종합 1위 경쟁의 승자는 미국이었다. 미국은 금메달 46개를 획득해 38개의 중국을 제쳐 2008년 베이징대회에서 내준 종합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육상 남자 100m와 200m에 이어 400m 계주까지 석권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는 자신을 스스로 '전설'이라고 불렀고 '의족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남아공)는 감동의 질주를 선보였다.

또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브루나이는 사상 최초로 여자 선수를 올림픽에 출전시켜 이번 대회는 여성 스포츠 발전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의미가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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