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12일(현지시간) "런던올림픽을 통해 한국이 스포츠·문화 선진국으로 올라설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대회 종반부에 현지를 찾은 김 차관은 한국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한류축제 '오색찬란'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한 점에 대해 "단순히 스포츠만의 성공뿐 아니라 이제는 한국이 문화·예술에서도 일정 수준까지 오른 것을 확인시켰다"고 평가했다.

애초 한국은 '금메달 10개-종합 10위'를 대회 목표로 내걸었으나 펜싱 등에서 예상치 못한 메달이 쏟아지면서 금메달 13개에 종합 5위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또 '오색찬란'에서는 공연장만 대관하던 기존 관행을 깨고 현지 유명 예술기관인 사우스뱅크센터와 함께 공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전시했다.

김 차관은 "우리 스포츠와 문화가 좋은 인상을 주면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로도 연결된다"며 "판정 논란에도 감정 표출을 자제한 수영 박태환이나 유도 조준호 등 젊은이의 모습을 통해 한국 스포츠의 장래가 밝다는 것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전자 호구를 도입하고 채점제에 변화를 준 태권도가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게 발전했다는 점도 주요 성과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콘셉트로 'From London To London(런던에서 런던으로)'을 내세웠다. 올림픽에 처음 출전했던 곳을 64년 만에 다시 밟은 한국이 그동안 수혜국에서 원조국으로 탈바꿈한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콘셉트를 기획한 김 차관은 "'금메달 10개-10위'가 궁극 목적이 아니라 우리의 스포츠 정신을 세계와 함께 하자는 의미"라며 "우리나라가 쌓은 자산과 경험을 국제 사회와 함께 나누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국내 스포츠에서는 생활 체육과 엘리트 체육이 서로 선순환하는 구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엘리트 체육을 치밀하게 발전시켜나가면서 동시에 생활 체육과 학교 체육 등의 저변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김 차관은 "굳이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을 구분할 필요는 없다"며 "펜싱 같은 종목이 금메달을 따면 국민 일상으로 저변이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엘리트 종목의 활약에 영향받아 자연스럽게 스포츠에 재미를 붙이는 이들이 늘어나면 '100세 시대'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국민 건강도 전반적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어 김 차관은 엘리트 체육이 생활 속으로 뿌리내리려면 학교 체육의 체질 변화가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학교 체육이 인성과 공부에 도움이 되는 사례를 적극적으로 발굴,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초등학교부터 교사와 학부모가 운동과 악기를 하나씩 다루는 '1인2기' 문화가 정착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1인당 국민 소득이 3만-4만 달러 이상 되는 경제 대국으로 올라가려면 스포츠·문화 산업의 외연도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포츠용품, 마케팅 등 유관 산업을 제대로 육성하면 엄청나게 커질 수 있어요. 이런 산업을 감당하기에 인구가 적다면 중국, 일본과 함께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스포츠 산업이 커지면 취업난을 겪는 젊은이들이 갈 곳도 많아지겠죠."

김 차관은 정부 차원에서 또 스포츠 지도자, 행정가 등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데도 관심을 기울일 방침이며 육상, 수영 등 기초 종목 발전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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