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 
저자 전성원. 인물과사상사. 536쪽. 1만8천 원.
헨리 포드에서 마사 스튜어트까지. 자신의 천재성으로 인류의 삶을 크게 바꿔 놓은 인물들을 조명한 인문교양서적 ‘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가 출간됐다. 책장을 휙 들쳐 보기만 해도 ‘헉’소리가 먼저 나오는, 방대한 양의 지식을 담고 있는 이 책의 저자는 계간 황해문화(새얼문화재단 발행)의 편집장 전성원 씨다.
저자는 여기서 ‘일상적인 삶에 깊은 영향을 끼친 무언가를 만들어 낸 사람들, 그들은 과연 누구일까’라는 의문에서 출발, 그들의 노력이 사람들의 일상을 바꾼 과정을 담아냈다.
특히 인물과 그가 속한 시대를 함께 성찰함으로써 업적을 나열하는 위인전 형식 또는 한두 가지 예화를 중심으로 한 성공담 위주의 자기계발 서적의 한계를 뛰어넘는 특징을 지닌다.
저자 역시 “그간 기업을 창업한 이들의 성공담을 전파하는 데 급급했던 자기계발류의 찬사와 개인의 업적에만 치중했던 위인전류의 한계를 소박하게나마 극복해 보고자 했다”고 전했다.
저자가 다루고 있는 16명의 인물, 예를 들어 포드자동차를 세운 헨리 포드, AK-47 소총을 만든 칼라시니코프, 유통혁명의 근원 월마트를 세운 샘 월튼, 침묵하는 다수의 마음을 읽은 여론조사의 선구자 조지 갤럽 등은 하나같이 현대 사회의 특징(모더니티)을 이루는 근대화와 세계화 영역에서 우리의 일상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는 이들이다.
이 중 포드자동차를 세운 헨리 포드의 꿈은 ‘대중을 위한 자동차, 가격이 저렴해서 중산층도 구입할 수 있는 자동차’였다. 그는 T형 모델 한 가지만을 집중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자동차 한 대를 제작하는 모든 공정에 따라 거기에 꼭 맞는 도구와 기계를 만들고, …일일이 작업 공정 순서대로 배치(38쪽)”했다.
그 결과 “포드주의적 생산체제에 편입된 노동자는 기계를 조작하는 인간이 아니라 기계에 의해 조작당하는 인간(45쪽)”이 됐고 “조명용 램프의 연료에 불과했던 석유의 새로운 용도를 찾아내 오늘날 화석연료의 5분의 1이 자동차 연료로 사용되도록(48쪽)” 만들었다.
러시아의 무기설계자 미하일 칼라시니코프는 나치의 침략에서 조국을 방어하기 위해 27세의 나이에 AK-47 소총을 만들었다. AK-47 소총은 이후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전쟁터와 학살의 현장에서 사용됐다.
반동이 적어 다루기 쉽고, 견고하다는 장점 때문에 어리고 약한 소년들까지 전쟁의 도구로 끌어들이게 됐다. 조국을 구하기 위해 만든 소총이 인류의 가장 잔인한 무기 ‘소년병’을 만들어 내고 만 것이다. “AK 소총이 빚어낸 가장 큰 슬픔은 이 소총이 가볍고 다루기 쉬운 데다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예전에는 병사로 징집되지 않던 18세 미만의 소년·소녀까지 병사로 이용된다는 사실이다.(80쪽)”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는 책을 소개하면서 “전성원은 내가 아는 최고의 잡학가이자 우리 시대의 르네상스맨”이라며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정작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문 현대적 일상의 발명자들을 통해 우리 자신의 삶과 이 세계를 좀 더 잘 알게 된 건 그의 놀라운 잡학 덕분”이라고 평했다. 또한 ‘88만 원 세대’의 저자 박권일 씨는 “이 책의 진가는 한 사람의 천재성이나 개성이 인류의 삶을 크게 바꿔 놓기도 했지만 그런 인물들의 시도조차 더 큰 시대적 변화에 삼켜지게 된다는 것, 그 역동적인 사회사적 과정을 절묘하게 포착해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극찬했다.

 

   
 
불국토를 꿈꾼 그들 
저자 정민. 문학의문학. 376쪽. 1만8천 원.
불교 전래 이후 불국토를 꿈꿨던 신라인들의 드높은 이상과 열망을 따라가 본 자취를 담고 있는 책. 도깨비 무리를 부리는 비형량이 왕의 사촌인 ‘용춘’이라는 추론, 미륵사의 발굴 현장에서 발견된 ‘사리봉안기’와 그곳에 적힌 사택 씨 왕비에 대한 해석, 통일신라 이후 통일 영웅의 주역인 화랑의 말년에 관한 이야기 등 저자가 ‘삼국유사’의 현장을 일일이 돌아보고 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통해 1천 년 전 우리의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스파크 
저자 송인혁. 생각정원. 262쪽. 1만3천 원.
한국의 대표적인 TED 전도사 송인혁이 지식의 현장을 오가며 열정과 창의성의 실체를 파헤쳤다. 저자는 트위터·페이스북·팟캐스트 등 소셜미디어로 소통하는 시대에 연결의 본질은 정보가 아닌 바로 정서적 동질감으로 엮인 ‘사람’이라는 사실을 통찰해 냈다. 사람들의 연결이 가장 실천적·창조적으로 완성되는 TED와 SXSW의 현장, 즉 소통을 통해 서로 엮이고 함께 행동할 때 발화하는 놀라운 창의와 열정의 현장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안주
저자 미야베 미유키. 북스피어. 576쪽. 1만4천800원.
사회파 추리소설의 여왕 미야베 미유키가 들려주는 100가지 기이한 이야기. 에도 간다에 있는 주머니 가게 미시마야. 그곳에는 멋스러운 주머니 이외에도 아는 사람만 아는 또 하나의 명물 ‘괴담 대회’가 있다. 주인 이헤에의 조카딸인 오치카가 ‘흑백의 방’에서 손님들이 풀어놓는 괴담들을 듣는다. 사람들에게 잊혀진 산신과 인간 소년의 우정, 모든 걸 똑같이 해야 한다는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한 쌍둥이 자매의 사연 등 오싹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감정터치 
저자 선안남. 신원문화사. 352쪽. 1만4천 원.
매일 수만 가지 감정에 흔들리는 이들에게 필요한 코칭북. 부정적인 감정 밑에 깔린 긍정적인 면을 찾아내는 것 그리고 긍정적인 감정의 힘을 키우는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타인의 비판과 기대에 집착하는 마음, 가까운 사람의 구박에 괴로운 마음, 책임감에 압도당하는 마음 등 우리 안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살펴볼 수 있는 41가지의 사례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일상에서 우리를 흔들리게 하는 다양한 감정들의 원인을 짚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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