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속도로 주변에 부쩍 많이 보이는 ‘이동식단속카메라 부스’를 놓고 운전자와 경찰이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23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동식단속카메라 부스’는 지난 2007년부터 과속단속이 아닌 과속으로 인한 사고 예방 차원에서 설치, 현재 인천지역에는 인천공항고속도로 등 고속도로 가장자리 28곳에 설치돼 있다.

과속단속카메라는 이동식과 고정식이 있는데, 이동식은 1대당 1천200만 원인 반면 고정식은 2천만 원(설치비 포함) 상당의 고가다. 또 고정식은 1년에 5대 정도 이동·배치해야 하며 이동·설치비 역시 1대당 500만 원 정도 소모된다.

이렇다 보니 경찰에서는 예산 절감 및 운전자의 경각심 고취 차원에서 ‘이동식단속카메라 부스’ 설치를 선호하고 있다.

‘이동식단속카메라 부스’는 평소에는 ‘안전운전’이라고 쓰인 정사각형 현수막을 부스 정면에 부착하고 단속 때만 경찰이 직접 이동식카메라를 설치해 단속, 불시에 과속을 단속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고가의 고정식 과속단속카메라를 일일이 도로에 설치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운전자에게 과속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는 부족하다”며 “이동식 역시 인력 투입이라는 어려운 점이 있지만 과속으로 인한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운전자들은 “단속카메라도 없이 부스만 설치하는 것은 운전자를 기만하는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인천시 영종도로 출퇴근하는 박모(40·인천시 동구 송현동)씨는 “물론 운전자들이 단속카메라가 있으면 속도를 줄이고, 없으면 과속하는 것은 누구나 똑같다고 생각한다”며 “고속도로 주행 때 이동식 단속 부스를 보면 깜짝 놀라 나도 모르게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위험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총 1만446건의 교통사고(사망 175명, 부상 1만6천57명) 중 과속으로 인한 사고는 28건(사망 2명, 부상 46명)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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