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도국 인천시계양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사람은 출생과 함께 가족이라는 집단에 속하게 되며, 일상생활에서 가장 친밀하게 상호작용을 하며 규범과 가치를 전달받고 나름의 독특한 문화를 형성해 사회화 과정을 담당하는 사회의 가장 기본집단을 우리는 가족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의 산업화 과정 이후 가장 두드러진 가족의 변화는 부부가 부모와 독립해 생활하게 되고 출산자녀수의 급격한 감소와 핵가족화에 의한 가족 규모의 축소이다.

또한, 최근 우리 사회는 저출산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가족의 형태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맞벌이가족, 한부모가족, 재혼가족, 입양가족, 다문화가족, 조손가족, 북한이탈주민가족 이외에도 위탁가족, 단독가족, 소년소녀가족, 미혼모가족, 모·부자가족, 무자녀가족, 노인부부가족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우리의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가족의 형태는 가족의 기능의 상실 또는 축소, 확대 또는 강화 등 기능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제 가족이라는 과거의 사적 영역은 그 기능과 역할이 다양한 사회제도에 의해 수행되고 있어 가족은 더 이상 사적 영역으로 한정될 수 없으며, 공·사가 함께 공존하는 영역이 되어 최근 정치적 쟁점의 핵심으로 부각되기 시작했으며, 곧 다가올 19대 대통령 선거의 최대 핵심 공약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맞벌이가족의 일과 가족의 양립을 위한 균형 및 조화, 이혼으로 인한 가족해체, 고령화에 따른 노인부양, 사회통합을 위한 다양한 가족에 대한 지원 및 가족구성원 개개인의 문제로 여겨졌던 실업, 장애인, 알콜 및 마약중독, 도박, 학교폭력 등 다양한 문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대통령 후보가 국민들의 관심을 받을 것이다. 

다시 말해 18대 정부는 가족에 대한 역기능을 해결해 각 가정이 지금보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국가의 가족문제에 대한 소홀함은 단순히 가족의 문제를 넘어 심각한 사회문제를 가져올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녀학대·아내구타 등의 가정폭력이 가족해체로 이어지고 가족해체 가족의 자녀는 정신적 충격을 받게되어 또래와 어울리는 환경이 열악해 건강한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학습저하, 왕따 및 학교폭력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자녀양육 및 장애인·노인 부양 관련 정책은 수혜대상가족의 기능수행에 직접적인 연관이 되기 때문에 국가는 좀 더 심도깊은 논의를 통해 중장기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가족복지정책의 수립 때 예산범위 내에서 실현가능하고 지속가능한 정책을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무상보육수당이든 무상양육수당이든 가정을 위한 지원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

다만, 올해부터 시작된 무상보육이 일부 지자체의 예산부족으로 중단될 위기에 놓여 있다는 보도가 언론을 통해 수차례 있었다. 

심각한 재정난으로 보육교사들도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의 중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보육계획수립이 아닌, 갑작스런 정치권의 결정으로 나타난 결과라 할 수 있다.

가족 규모의 축소가 결과적으로 지역공동체와의 유대관계를 약화시키고 핵가족만의 친밀한 관계와 자녀중심의 가족을 지향해가는 방향으로 변화한 결과 부부중심 핵가족은 사회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졌다.

가정 내 교육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예절, 공공질서 및 규칙, 서로를 배려하고 양보하는 인성교육의 부재로까지 이어졌다.

그럼에도 가족 본연의 핵심적 기능은 변질되어서는 안 되며, 이 사회의 근간인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여야를 막론하고 위정자들의 넓고 깊은 혜안과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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