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에서 초등학생 아들과 중학생 딸을 키우고 있는 김모(44·여)씨는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두 아이를 책임지고 있는 김 씨는 지난 6월 계약직으로 일하던 공장에서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정리해고됐다. 실직 가장이다 보니 당장 생활비에 자녀 양육비 등 돈 걱정부터 앞선다.

특히 공장에서 퇴직하면서 당연히 받아야 할 퇴직금 1천만 원조차 받지 못했다.

더욱이 2008년 남편이 교통사고로 사별한 뒤 자식을 홀로 키우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김 씨는 남편이 진 빚 5천 만 원으로 인해 개인파산까지 신청한 상태다.

이에 김 씨는 두 자녀의 교육비라도 마련할 생각에 식당 서빙과 우유 배달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한 달 월세 40만 원을 제하고 나면 하루 먹고살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김 씨는 “곧 다가올 추석 때 조상님과 남편 제사상 차릴 비용도 없는 상황이다”라고 하소연하며, “특히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것이 제일 가슴이 아프다. 밀린 퇴직금이라도 받을 수 있으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처럼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임금을 받지 못하는 경기도내 근로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에 따르면 올 들어 1~8월 말까지 도내에서 신고 접수된 체불임금은 모두 5만4천713명(사업장 2만993곳)이며 이들이 받지 못한 임금은 1천995억여 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근로자는 28.99%(1만2천299명)가 늘었으며 체불액 규모도 4.75%(90억6천여만 원) 증가했다.

하지만 현재 집계된 체불액은 정부기관에 접수한 경우만 집계되는 것이어서 실제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근로자는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경기지청은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지청은 지난 10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체불임금청산 지원전담반’을 운영해 체불근로자 10명 이상, 체불임금 1억 원 이상의 집단체불사건은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엄정하게 수사하기로 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