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대흥(객원논설위원/사)웰브대표)

  오늘날 우리나라의 잘됨은 국민들의 희생과 땀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는 영역이 있다. 바로 사회복지 분야이다. 사회복지는 국가가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소득재분배의 기능과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는 기능을 중심적으로 수행하면서 사회정의와 통합을 이끌어 왔다. IMF 위기 때 사회복지의 역할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복지’를 경제나 경제성장에서 마이너스나 부담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오히려 ‘복지’가 경제에 플러스로 작용하거나 또는 복지와 경제가 ‘상승효과’를 거두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다양한 자료나 논문을 통해 알 수가 있다. 더 이상 복지는 소비적이고 소모적이지 않다.
우리나라는 사회갈등으로 연간 GDP의 27%를 사회적 갈등 비용으로 치르고 있다. 복지의 경제효과를 증명할 수 있는 사례이다. 특히 이러한 정책이 잘 집행되도록 구체적인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바로 사회복지사들이다. 이들이 사회복지의 중추적인 인력들이다. 사회복지사들은 상처 받기 쉽고 억압받는 사람들에 대한 서비스와 개인의 복리를 위해 애쓰고 있다. 사회복지사의 이러한 역할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이 하는 일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나는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데 기여하는 사람들이라고.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사는 현재 53만 명이다. 우리 사회에 이처럼 많은 회원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 집단은 없다. 그럼에도 사회복지와 사회복지사들은 아직도 사회적 인정을 받는 데 주위로부터 인색하다. 그동안 보편적 복지라는 복지 담론은 확산되었지만 복지가 필요한 당사자들의 욕구나 문제들은 여전히 복지 논의에서 배제되고 있다. 복지 논쟁의 핵심에 진짜 있어야 할 주체와 객체가 없는 것이다. 이 같은 일이 왜 생기고 있는 것일까? 이유는 그동안 사회복지사들이 국가의 위탁인으로서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역할에만 치중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복지 주체로서의 참여가 주변화 되고 있고, 사회복지실천의 많은 기능들이 사적인 영역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즉, 사회구성원들의 최소한의 생활수준을 영위할 수 있는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대통령을 뽑는 해이다. 각 당과 후보는 새로운 복지정책을 거침없이 내놓고 국민들의 마음을 얻으려고 한다. 사회복지사들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복지 논의에 관심을 갖고, 사회적 공론화나 민주적 의견수렴에 절대적으로 앞장서야 한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만나는 저소득층과 장애인 및 아동, 노약자들을 위해 사회복지사들의 적극적인 참여 및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이들을 위한 ‘분배정의’를 사회복지사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분배정의 실현의 핵심적인 영역에서 사회복지사가 주변적인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 자신들의 이익에만 관심있는 사회복지사가 되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 지역주민들은 사회복지사들에게 이러한 일들을 계속해 기대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사들은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어떻게 지역사회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을 해야 한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개혁적 아젠다를 제기하고 새로운 제도를 창출, 형성해 나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 급변하는 사회 환경을 파악할 줄 아는 능력을 키워야 하며, 사회복지전문직의 요소인 가치·전문지식·실천기술을 익혀야 한다. 이러한 전문성 개발을 통해 사회복지서비스에서 발견되는 세계적 추세를 알아야 한다. 사회복지서비스의 세계적 추세는 수요자의 선택권이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아직도 지역에서는,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서비스의 결과들은 수요자의 인권이나 다양한 문제, 요구, 위험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고는 지역사회로부터 진정한 사회적 인정을 받을 수 없다.
우리는 격변의 지식사회에 살고 있다. 지식의 의미가 급진적으로 변화하는 세계에 살고 있다. 이런 대 변혁의 사회 속에 사회복지사가 나아갈 길은 무엇인가? 우리의 사업 혹은 임무가 무엇인가?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 고객을 소중히 하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들을 특별하게 대접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사들은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하는가? 이제 우리는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진지하게 정리해 보고 지역사회에 답을 주어야 한다. 이제 사회복지의 계절을 맞이해 사회복지사가 만들어 나갈 사회의 성격에 대해 분명한 방향과 가치관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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